아침·밤에 심하고 움직이면 나아지는 게 특징
약물·운동치료 기본…한의치료 증례도 보고
|
염증성 요통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 가운데 하나가 강직성 척추염이다. 척추와 골반을 연결하는 천장관절 등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으로, 허리와 엉덩이 주변에 통증과 뻣뻣함이 나타난다. 무릎이나 발목 등 다른 관절이 아프거나 붓기도 한다. 질환이 진행하면 척추 움직임이 제한되고 일부 환자에서는 척추뼈가 서로 붙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인 허리 통증과 구분하는 단서는 '언제 아프고, 움직였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지'다. 염증성 요통은 아침이나 밤에 증상이 심하고, 휴식을 취해도 충분히 호전되지 않는 반면 몸을 움직이면 완화되는 경향이 있다. 젊은 나이에 시작된 허리 통증이 수개월간 이어지면서 이 같은 특징이 반복된다면 류마티스내과 등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글날을 앞두고 살펴본 세종의 건강 기록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의 허리 통증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1435년 음력 4월 1일 실록에는 세종이 허리와 등이 굳어 몸을 굽히고 펴기 어렵다며 명나라 사신의 송별 잔치를 진양대군에게 맡겼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
세종은 젊은 시절부터 허리와 다리의 불편을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해년인 1418년부터 오른쪽 다리 등이 아팠다는 기록도 있다. 다만 당시에는 현대적인 진단검사가 없었던 만큼 실록에 남은 증상만으로 세종이 강직성 척추염을 앓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기록된 증상의 일부가 오늘날 강직성 척추염에서 나타나는 양상과 유사하다는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오늘날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면 통증이 시작된 시기와 지속 기간, 휴식과 활동에 따라 증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먼저 확인한다.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로 염증 수치를 살피고 엑스레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척추와 골반 관절의 염증이나 구조적 변화 등을 확인한다.
강직성 척추염 치료의 목적은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면서 척추와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재활을 병행하고, 소염진통제 등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생물학적 제제 등 추가 치료를 검토한다.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움직임을 줄이기보다는 증상과 질환의 상태를 고려해 의료진의 지도 아래 적절한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종 역시 허리와 등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온천을 찾았던 기록이 있다. 1439년 음력 7월 4일 실록에는 등에 부종이 생겨 움직이기 어려웠던 세종이 1433년 온천욕 이후 증상이 나아졌다고 언급한 내용이 나온다. 다만 이후에도 한동안 부종이 남아 있었다는 기록이 함께 전해진다. 오늘날에도 따뜻한 물을 활용한 운동 등이 근육을 이완하고 움직임을 돕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일시적인 증상 완화와 질환 자체의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증상 변화를 관찰한 사례도 보고돼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한 증례보고에 따르면 44일간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허리 통증 점수가 감소했다. 혈액검사에서도 염증 지표인 적혈구침강속도(ESR)는 13에서 10으로, C반응성단백(CRP)은 1.39에서 0.84로 낮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개별 환자의 치료 경과를 관찰한 증례인 만큼 이를 강직성 척추염 환자 전반에 적용되는 치료 효과로 확대해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강직성 척추염에 따른 관절 증상을 다룬 또 다른 증례도 보고됐다. 척추신경추나의학회지에 게재된 사례에서는 천장관절염과 고관절 윤활막염이 발생한 환자에게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 뒤 다리 통증을 평가하는 숫자평가척도(NRS)와 하지의 움직임을 평가하는 하지직거상검사(SLRT)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증상이 호전됐다가도 다시 나타날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맞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증상이 완화된 이후에도 적절한 운동과 치료를 병행해 척추와 관절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