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광폭평면·원스톱 보육까지…'민간급 임대주택'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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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이하 에이앤유건축)가 지난 20년간 공공주택을 설계하며 던져 온 질문이다. 주택을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주목했다. 테라스와 넓은 평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고 육아와 에너지 비용 부담까지 설계로 풀어내는 데 힘썼다.
공공주택 품질을 높이고 주거복지 영역을 넓힌 성과를 인정받아 '제18회 아시아투데이 건설리딩대상'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인 '리딩주거복지대상'을 수상했다.
2006년 설립된 에이앤유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상북도개발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공 프로젝트 159건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설계한 공공주택은 누적 33만가구를 넘어선다. 중견 도시 하나를 채울 만한 주거 공간이 이 회사 설계에서 출발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공급 실적보다 설계 방향에 있다. 에이앤유건축은 단지 전체 밑그림을 그리는 마스터플랜 단계부터 입주민 생활 방식과 생애주기별 수요를 반영했다. 주택 크기와 구조는 물론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 단지와 지역사회 간 연결까지 고려했다.
특히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간 마감재와 평면, 동·호수 배치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완전한 소셜믹스'를 지향했다. 주거 형태에 따라 입주민이 느끼는 위화감을 줄이고 같은 단지에서 동등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민간 분양단지에서 주로 볼 수 있던 특화설계도 공공주택에 적극 도입했다. 채광과 통풍에 유리한 판상형 4베이(Bay) 평면을 비롯해 알파룸과 넓은 팬트리, 에너지 절감 설계 등을 적용했다. 주택 공급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는 주거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설계 철학은 경북 안동 '경북도청이전신도시 B-7블록 코오롱하늘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 2층~지상 29층, 869가구 규모 공공임대주택으로 2016년 설계 공모에 당선된 뒤 2020년 7월 준공·입주를 마쳤다.
도청 이전에 따른 이주민과 무주택 서민 정착을 돕기 위해 조성됐지만 설계는 기존 임대주택과 차별화했다. 단지 경계부터 바꿨다. 담장과 대문을 없애고 진입 마당에서 맘스라운지와 피트니스센터, 도서관·북카페, 문화교실, 근린생활시설로 이어지는 커뮤니티 가로를 마련했다.
입주민뿐 아니라 인근 신도시 주민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임대주택이 주변 지역과 단절된 공간에 머물지 않고 주민들이 오가며 교류하는 생활 거점으로 자리 잡도록 했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 입주 계층별 생활 방식에 맞춘 설계도 눈길을 끈다.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 경기행복주택'은 화성동탄2 A76-1블록에 들어선 995가구 규모 공공주택이다. GH와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이 공동 추진해 2020년 10월 준공했다.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고령자 등 다양한 입주 계층을 고려해 전용면적 18~44㎡ 평면을 개발했다.
좁은 주거 공간에서 발생하기 쉬운 수납 부족과 불편한 동선은 독립 다용도실과 팬트리, 특화된 주방 배치로 보완했다. 제한된 면적을 단순히 나누기보다 실제 생활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해 활용도를 높였다. 작은 집에서도 불편을 줄이고 입주자 특성에 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거복지 범위를 집 밖 일상으로 확대한 사례도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구리갈매역세권 A-1·2BL 신혼희망타운'은 신혼부부가 겪는 육아 부담을 주거 설계로 덜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LH가 발주한 공공분양·행복주택 복합단지로 총 1802가구 규모다. 202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핵심은 도로로 나뉜 두 블록을 연결하는 입체 보행가로와 중앙에 들어서는 '원스톱 종합보육센터'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공동육아나눔터, 실내놀이터, 다함께돌봄센터를 한곳에 모았다.
아이를 맡기고 돌보는 데 필요한 시설을 집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거 공간과 보육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신혼부부와 맞벌이 가구가 겪는 육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관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설계도 도입했다. 남향 위주 단지 배치와 고효율 창호, 외단열 등 패시브 설계에 태양광 패널과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폐열회수 환기시스템을 결합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공동주택 연간 관리비를 20% 이상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주거비 부담은 집을 마련할 때뿐 아니라 입주 이후에도 이어지는 만큼 에너지 효율을 높여 생활비까지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세 단지는 규모와 입주 대상, 설계 방식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공공주택을 단순히 저렴한 주택 공급 수단으로 보지 않고 입주민 생활과 지역사회 교류, 장기적인 주거비 부담까지 고려한 생활 공간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에이앤유건축은 앞으로도 20년간 쌓은 공공주택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주거 품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공공주택을 '싸게 많이 짓는 집'에서 '입주민 삶까지 고려한 집'으로 바꾸는 설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에이앤유건축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공기관과 협업을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와 에너지 복지, 지역사회와 연결된 단지 설계를 확대해 공공주택의 질적 기준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