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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웃고 韓·유럽서 울었다… 2년차 무뇨스 엇갈린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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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11. 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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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판매 호조속 美 2.8% 성장
신차 대기·中 공세에 국내·유럽 급감
연간 판매 목표 기준 400만대로 하향
생산 정상화 등 경쟁력 회복이 시험대
현대자동차 최초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이 취임 2년 차에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자신의 주무대로 꼽히는 미국에서는 판매 확대와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며 존재감을 입증했지만, 국내와 유럽에서는 두 자릿수 판매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북미 시장에서 검증한 성공 방정식을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는 아직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을 털어내고 지역별 성장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무뇨스 사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92만7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반면 기아는 같은 기간 84만6764대를 판매해 7.8% 성장했다. 양사의 분기 판매량 격차는 약 7만4000대까지 좁혀졌다. 현대차가 판매 부진에 발목을 잡힌 사이 기아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그룹 내 양사의 실적 흐름에도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무뇨스 사장은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현대차 글로벌 경영의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2019년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권역담당으로 합류한 이후 미국 딜러망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전략을 주도했다. 미국 시장에서 잇달아 판매 기록을 경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11월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CEO로 발탁됐으며, 이듬해 1월 공식 취임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CEO 취임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올해 1~9월 미국에서 69만746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54%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현지 소비자 선호에 맞춘 차종 구성으로 판매 경쟁력을 유지한 것이다.

반면 미국 이외 주요 시장에서는 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올해 1~10월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6% 급감했고, 유럽 판매도 3분기 기준 18% 감소했다. 신차 출시를 앞둔 대기 수요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역별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제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판매 감소는 외형 성장에도 제동을 걸었다. 현대차의 3분기 매출은 45조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조6772억원으로 5.5% 증가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환율 효과와 원가 절감,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 등이 이익 개선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수익성 방어에도 불구하고 판매 물량 감소에 따른 외형 축소까지 상쇄하지는 못했다.

결국 현대차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경영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으며,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도 17조8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축소했다. 지난 8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대와 영업이익률 9% 이상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단기 경영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중장기 성장 청사진과 당장의 시장 상황 사이에 간극이 드러나면서 무뇨스 사장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 확대와 수익성 중심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북미 사업 책임자와 글로벌 CEO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다르다. 국내 생산 정상화와 유럽 시장 경쟁력 회복은 물론, 지역별 수요에 맞춘 신차 투입과 판매 전략을 통해 글로벌 성장 기반을 다시 다져야 한다. 미국에서 거둔 성공을 다른 시장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가 무뇨스 사장의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무뇨스 사장이 북미에서 거둔 성과는 분명하지만 글로벌 CEO로서는 특정 시장에 편중되지 않은 성장세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내와 유럽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 지역별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향후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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