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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 62년만에 불신임 투표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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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12. 05. 07:27

극우국민연합·좌파연합이 연대
바르니에 총리 불신임안 가결
긴축 예산안 강행 싸고 갈등
FRANCE-PARIS-PM-BARNIER-NO-CONFIDENCE VOTE-OUSTED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국회에서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 토론을 듣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프랑스 하원에서 4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총리와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돼 62년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불신임 투표로 붕괴했다.

이날 극우 국민연합(RN)과 좌파연합이 함께 찬성표를 던져 불신임안은 찬성 331표로 가결됐다. 하원 재적 의원은 총 574명(3명 공석)으로 불신임안 가결 정족수는 288표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027년 임기 종료까지 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작년 6월~7월 실시된 조기 총선 이후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작된 정국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두 번째로 새 총리를 임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5일 저녁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이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바르니에 총리는 그 시점까지 공식 사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월 RN과 좌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바르니에 총리 임명을 강행했지만 바르니에는 프랑스 현대 역사상 최단명 총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우파 베테랑 정치인인 바르니에 총리는 조기 총선 이후 킹메이커 역할을 해온 RN의 지도자 마린 르펜의 지지를 얻지 못해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하자 지난 2일 사회보장법안을 의회 표결 없이 강행해 RN과 좌파연합의 반발을 불렀다.

바르니에 총리의 소수 정부는 급증하는 재정 적자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한 600억 유로(약 88조원) 규모의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을 포함한 긴축 예산안을 놓고 RN과의 연대가 깨졌다.

프랑스는 지난해 5.5%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가 올해 6.1%로 급등했고, 부채는 3조2000억 유로(약 4711조원)를 넘어 GDP의 112% 이상으로 폭증했다. 정치적 불안정이 심화될 경우 금리가 오르면서 부채가 더 악화될 수 있다.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르면 회원국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며, 부채를 GDP의 60% 이내로 제한하고 정부 지출이 수입을 3% 이상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표결 이후 르펜 RN 대표는 TF1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선택은 독성을 가진 예산으로부터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런 사태를 초래한 주요 책임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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