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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풍어 부르는 굿소리 가득한 서귀포수협 풍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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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부두완 기자

승인 : 2025. 03. 06. 17:03

세계적인 미항이지만 어획량 감소에 어민들 근심
수협, 올해 처음 제주칠머리당영동굿으로 진행
어선 '감척'으로 대응하지만 그마저 예산 줄어
"빨리 한일어업협정으로 황금어장 조업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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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수협에서 '2025 서귀포수협 어업인 풍어제'가 열리고 있다./부두완 기자
제주도 서귀포항은 세계적인 미항이다. "미항에 어울릴만큼 풍어로 활기가 가득찼던 시절은 언제인지 기억조차 어렵다"는 한 선주의 한마디는 서귀포 앞바다의 현실을 그대로 전해준다.

풍어로 만선이되어 입항하던 시절에는 아침부터 출항 뱃고동이 여기저기서 울리는 분주한 배들로 가득했던 서귀포항구였다.

6일 서귀포수협의 '2025 서귀포수협 어업인 풍어제'는 예년과 달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존회가 참여했다. 서귀포수협 식구들도 풍어시절로 돌아가길 원하는 간절한 의지가 보였다.

풍어제 현장으로 가는 길에 서귀포시어선주협회 천남선 회장과 선주들을 만났다. 천 회장은 요즘 어획량이 부족한 어민들이 고생하는 상황부터 어선 '감척'에 대한 이야기까지 바다의 현실을 전했다.

감척은 출항 어선이 적자를 면하는 선 까지 어선수를 줄이는 '서글픈'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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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귀포수협 어업인 풍어제에서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이 합장하며 조합원과 어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있다./부두완 기자
천 회장은 "올해는 특히 정부 예산이 부족해 예년보다 어선 감척 숫자가 적어 걱정부터 앞선다. 어선에게 돌아갈 정부 지원금이 축소괸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한탄했다.

풍어제 현장에서 김미자 서귀포시수협 조합장을 만났다. 이번이 3선째인 김 조합장은 제주도에선 여장부로 통한다. 젊었을 때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조합장 선거에서도 무투표로 당선됐다. 전국 최초로 여성 3선 조합장 기록도 갖고 있을 정도여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천하의 김 조합장도 요즘의 바다 상황에 걱정이 많다. 그는 먼저 풍어제에 앞서 19개 어촌계와 어선주협회 등 어민들의 안녕과 안전을 빌었다. 그리고 풍성한 수산물로 어민들의 시름을 덜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11시30분에는 제주도 지역 수협조합장들이 다 함께 서귀포수협 풍어를 기원하며 큰 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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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귀포수협 풍어제에 서귀포 지역 19개 어촌계와 서귀포시어선주협회 명단이 올려져 있다./부두완 기자
이날 제주도칠머리당영등굿이 서귀포항에 울려 퍼졌다. 영등굿은 육지의 굿과 달라 무녀의 기원 소리에 맞추는 장단은 장구, 북, 꽹가리, 징으로 한다, 여느 사물놀이와 악기는 같다. 그러나 연주방식은 전혀 다르다. 징은 그대로 치지만 꽹가리는 차롱(제주도 전통의 대나무 그릇)에 엎어서친다. 그리고 북은 두 개의 채로 오른쪽 한면만 친다. 장구는 일반 장구보다 작다. 그리고 무녀의 기원소리에 맞춘 연주는 애드리브처럼 그때 그때 다르다. 굿에서 굿거리장단이 없는 특징이 있다. 제주에서만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한다.

제주도 풍어제는 단순한 토속적인 무속행위라기 보다는 제주도만이 갖는 전통의식으로 봐야 한다. 제주도의 어업활동은 수천년 동안 바다가 주는 신의 선물로 지탱되고 있다고 제주도 사람들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 보존성과 의미는 크다. 그러나 이상기온과 어장고갈로 어민들의 속은 타 들어가고 있다.

한 선주는 "제주 어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황금어장에서 어업활동을 해야하는데 정부와 정치권은 아직도 한일EZZ협정을 못하고 있다.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다. 특히 감척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는 제주어민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정치권의 노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풍어제에서 만난 한 어민은 "서귀포 풍어제는 간절한 어민들의 마음음 담고 있다. 오늘 행사에 참여한 어촌계 계원들은 모두 풍어에 대한 마음으로 두손 모아 절을 했다. 정부와 제주도,정치권은 하루 속히 어민들의 힘든 현실을 헤아려 지원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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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제주도 서귀포항에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부두완 기자
부두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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