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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국비 장학금을 받아 프랑스 파리로 유학길에 오른 우관중은 조각가 슝빙밍과 함께 서양 미술을 본격적으로 접했다. 3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1950년 홍콩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온 그는 중앙미술학원, 칭화대학교 등에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
우관중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 수묵화의 감성과 서양 모더니즘의 표현 기법을 융합한 독창적인 화풍이다. 처음에는 유화로 시작해 점차 수묵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평생에 걸쳐 전통 중국 수묵과 현대 서양 미술의 미학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통합해냈다.
그의 1999년작 '만남'은 캔버스에 유채로 그려진 버드나무 가지를 통해 이른 봄의 생명력을 표현한 것이다. '만남'은 우관중의 다른 수묵화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평소 단순하고 간결한 선으로 유명한 작가가 이 작품에서는 복잡한 선과 점들을 활용해 역동적인 에너지를 표현했다. 막 싹이 돋아난 버드나무 가지라는 소재를 통해 덧없지만 강렬한 봄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