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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장 핵심 전자전기… 민관 공조로 글로벌 주도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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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5. 07. 30. 17:41

적 레이더·통신 교란 원거리 타격
ADD 기술개발 주도…국산화 착착
LIG넥스원 등 산학연 함께 '전력화'
美·이스라엘·유럽 방산기술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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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첨단전쟁에서 이용되는 레이더, 통신, 유도무기, 위성 등은 모두 전자기 스펙트럼에 의존한다. 특히 원거리에서 타격하는 미사일 체계, 전투기를 위협하는 방공체계 등이 지속 발전하면서 공중에서 적의 방공체계를 교란 및 파괴하는 전자전기(電磁戰機·Airbron EW Platform)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자전기는 적에게 물리적 타격을 가하지 않고 작전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저강도 분쟁, 개전 초기 등 본격적인 무력 사용 이전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고고도에서 적의 통신망과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아군 전력의 생존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각국이 앞다투어 개발하거나 구매를 타진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전기 기술은 전 세계에서도 소수의 국가만 보유한 전략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기술이전이 제한되고 심지어 동맹국 간에도 공유되지 않는 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기술이기에 자체 개발 없이는 국가의 주권적 방위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전자기전(電磁氣戰)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국산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우리나라의 전자기전 기술 발전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했다. 1970년대 해외에서 들여온 장비를 국산화해 함정용 전자전장비를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7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1990대 초에는 항공기용 전자전장비를 완성하기도 했다.

ADD는 이후 전자 탐지·식별 알고리즘 개발, 디지털 재밍기술, 능동방해장비 기술, 레이더 교란·기만기술, 통신교란체계의 고속처리 기술 등 핵심기술을 차례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ADD를 중심으로 시작된 전자전 기술개발은 점차 그 범위를 확장했다. ADD는 최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관하는 산·학·연 연계형 핵심기술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전자전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고정익 항공기 탑재용 초광대역 배열 송수신 기술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 △전자주사식 레이더 대응 재밍기술 등 전략적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국기연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 협력체계는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전자전 전력의 자립화와 방위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적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다져온 탄탄한 기술 기반 위에 정부는 궁극의 전자기전 수단으로 평가되는 전자전기를 국내 기술로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이 지상·해상·공중 플랫폼을 개발한 경험이 있고 다양한 전자기전 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실전 배치한 경험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실제 군사 강국들은 전자기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자전기 도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030년대 중반까지 독자적인 전자전 기체를 전력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방사청은 9월 초까지 전자전기 Block-Ⅰ 체계개발 입찰제안서를 받는다. 1조777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에는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 한화시스템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각각 팀을 이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은 그동안 각종 전자전 장비를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해 왔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에도 LIG넥스원은 통합전자전자전장비(EW-Suite)를 공급하는 등 전자기전 기술 핵심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LIG넥스원의 전자기전 기술 역량은 미국, 이스라엘, 유럽 등 주요국 방산업체와 기술적으로 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단순한 기술 모방이 아닌 자체 연구개발 역량과 통합시스템 운용 기술, 전자파 분석·대응 체계 구축 능력을 갖췄다"며 "전자기전 장비의 기획-설계-개발-운용까지 국내 기술로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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