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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1주일 단체여행에 278만원, 2만용 수용 해안에 러 관광객 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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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8. 03. 07:58

평양 경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1주일 단체 관광 비용 2000달러
러 관광객 "완전 새 시설...해안에 13명 러 관광객뿐 최고 대접"
러 루블화 사용 불가, 미 달러·유로·위안화 예치 후 사용
원산갈마지구
북한의 대형 해변 리조트 단지인 강원도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가 준공됐다. 조선중앙통신은 6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이 24일에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지난달 개장한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는 소수의 러시아 관광객뿐이었고, 러시아 루블화는 받지 않고, 미국 달러·유로·중국 위안화를 받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최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휴가를 보낸 러시아인 관광객들의 경험담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갈마해안관광지구는 6월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의 준공식을 진행했고, 7월 1일에 개장했으며 약 2만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위성사진을 보면 많은 부분이 아직 미완공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김정은 원산갈마지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24일 아내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리설주의 공개활동은 약 1년 반 만이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붉은 원)'로 추정되는 검은색 핸드백을 메고 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 평양 경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1주일 단체 관광 비용 2000달러

평양을 거쳐 이곳을 방문한 러시아 단체 관광객 13명이 1주짜리 관광상품에 지불한 금액은 북한 당국에 지불하는 비용 1400달러(194만원), 러시아 여행사에 내는 약 3만5000루블(61만40000원)까지 합해 대략 2000달러(278만원)였다고 WSJ은 알렸다.

상품에는 매끼 식사·항공편, 그리고 기타 여행 비용이 포함됐으며, 간식, 다른 부수 활동, 추가 레저 활동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 단체 관광객들은 평양에서 사흘을 보낸 후 원산에 항공편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비행기를 이용할 수 없어 기차로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관광객 중 일부는 당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갈마지구 방문 일정과 겹치게 된 탓이라고 이해했다고 한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달 11∼13일 러시아 취재진을 동반하고 원산을 방문해 김정은을 면담하면서 이 관광지구를 둘러보는 등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김정은 정권에 힘을 보탰다.

관광객들은 평양에서 원산까지 약 200㎞를 약 10시간이 걸려 기차로 이동했다. 평양~원산 왕복 항공편 탑승이 취소되면서 관광객들은 나중에 여행 일정이 끝날 때 현금으로 200달러(27만8000원)를 환불받았다.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연일 흥성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전국각지에서 끊임없이 찾아오는 수많은 근로자들로 연일 흥성이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7월 16일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
◇ 러 관광객 "완전 새 시설...해안에 13명 러 관광객뿐 최고 대접"
러 루블화 사용 불가, 미 달러·유로·위안화 예치 후 사용
"라브로프 러 외무상 방문 때 건장한 북 주민들 많아...일제히 물속에 들어가 수 시간 보내"

관광객들은 북한 내국인과 외국인의 해변 구역이 서로 분리돼 있으며 풀장·온수 욕조·사우나·슬라이드가 설치된 워터파크에는 출입이 금지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 수의사 다리아 줍코바(35·여)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할 때 제한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했고,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줍코바는 '제트스키와 쿼드바이크를 빌리는 데 비용이 얼마냐'고 북한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냥 무료로 빌려줬다고 전했다.

줍코바는 "모든 게 완전히 새것이었고, 냄새까지도 완전히 새것이었다"며 이제는 북한에 가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에서 온 아나스타시야 삼소노바(33·여)는 "해안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며 "리조트 전체에 손님이 우리뿐인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녀는 다른 관광객들이 없어서 서비스는 훌륭했다면서 "진짜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단체관광을 조직한 러시아 여행사의 마케팅 매니저 알렉산데르 스페바크는 라브로프 외무상이 도착했을 때 이 지구가 북한에서 처음 본 건장한 북한 방문객들로가득찼다며 이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영복·수경·모자를 건네받고, 한꺼번에 물속에 뛰어들어 몇 시간 동안 물속에 있었는데, 수영을 하지 못하는 북한 현지 가이드도 이에 포함돼 수 시간 동안 러시아 관광객 한명에게 매달려 있었다고 전했다.

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는 루블화는 받지 않았으며, 러시아 관광객들이 물건을 사려면 달러·유로·위안화로 예치금을 넣고, 계산대에서 전자팔찌를 찍으면 돈이 예치금에서 빠져나가게 돼 있었다.

스페바크는 관광지구 운영에 약간의 미숙한 점이 있어 이 지구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해석했다.

호텔 직원이 "방해하지 마시오" 팻말을 문고리에 걸어뒀는데도 이를 이해하지 못해 방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고, 샤워를 하려고 미리 보일러 설정온도를 높여뒀는데. 직원이 방에 들어와서 최저 온도로 낮춰버리는 일을 여러 차례 겪었다고 전했다.

WSJ은 이번 주에 두번째 러시아 단체관광단이 갈마해안관광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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