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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연말 인사 키워드는 ‘변화보다 안정’…체질 개선·안전 중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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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06. 15:58

10대 건설사 중 SK에코플랜트 제외 수장 교체 없을 듯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장수' 눈길
건설업 침체 심화 속 안정적인 사업 영위 환경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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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사현장의 모습./연합뉴스
연말 인사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대형 건설사 대표들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세대교체'나 '쇄신'을 통한 변화를 꾀하기 보다는 '안정' 기조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하면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기존 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미국발 관세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만큼, 체질 개선과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연말 정기 인사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하기로 한 대형 건설사는 SK에코플랜트가 유일하다.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형근 대표에서 김영식 SK하이닉스 양산총괄 대표 체제로의 전환이 확정됐다. 회사가 기존의 친환경·에너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반도체 토털 프로바이더'로 전환을 선언한 데 따른 인사로 풀이된다. 김영식 새 대표 내정자는 반도체 공정에 대한 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올해 신안산선 붕괴 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8월 송치영 포스코홀딩스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이를 제외하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기존 대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와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각각 2021년 3월, 2022년 12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수 CEO로 꼽힌다. 두 대표 모두 지난해 연임을 확정지었다.

오 대표는 올해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등 핵심 도시정비사업지 수주전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해외시장에서도 3분기 누적 기준 56억400만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민간기업 중 해외수주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박 부회장 역시 롯데건설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완화와 부채비율 개선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냈다. 회사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2022년 말 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6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65%에서 196%로 낮추는 데 성공하면서 재무구조 안정화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 밖에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와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지난해 12월에 선임됐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역시 지난해 11월 내정 후 올해 초 공식 취임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와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각각 지난해 8월, 재작년 10월부터 재임 중이다. 이들 대표 선임의 공통된 배경에는 '오너 경영', '재무 개선', '주택 사업 집중' 기조가 자리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가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으로 건설업계 전체가 '위기 관리' 국면에 들어선 상황"이라며 "급작스러운 수장 교체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체제 유지와 내실 강화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안전관리 역량' 역시 결정적인 인사 평가 기준으로 부상할 잔밍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연일 중대재해 근절을 강조하면서 '산재와의 전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만 해도 연이은 사고로 인해 대표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거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사례가 잇따른 바 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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