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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치·경제 협력 노선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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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승인 : 2025. 11. 10. 11:14

워싱턴DC서 C5+1 정상회의…협력 약속
카자흐 대통령, 아브라함 협정 가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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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뒷줄 맨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등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과의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5개국(C5, 카자흐스탄·키르기즈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 정상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정치·경제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만남은 미국의 대(對)중앙아시아 정책이 체제·인권 등의 분야에서 경제·기술 중심의 실용 외교로 전환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카자흐스탄 매체 DK뉴스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이날 개최된 C5+1 정상회의에서 정치적 실용주의와 경제 협력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미 외교 노선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개방성과 다변화된 외교를 바탕으로 모든 국가와 상호 이익에 기반한 협력을 추구한다"고 강조하며,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기술·투자 플랫폼과 중동 국가들과의 경제·물류·디지털 협력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DK뉴스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아브라함 협정' 가입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며 이를 토카예프 대통령의 '전략적 다변화' 노선을 구체화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또 카자흐스탄이 이스라엘,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모로코, 수단 등과의 경제협력을 자연스럽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미국의 중재로 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며 만들어진 중동 평화·외교 프레임이다. 1992년부터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유지해온 카자흐스탄 이번 가입으로 중동 내 실질적 외교·경제 교류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 정치분석가 유리 보차로프는 "카자흐스탄은 동·서 요소 사이에서 다각적 외교를 고도화하며, 중동 및 페르시아만 국가들과의 협력 채널을 확보하는 동시에 러시아, 중국 등 기존 파트너와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자흐스탄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에너지·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첨단산업과 금융 분야에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미국이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내 '투자의 앵커'로 보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양국 경제 거래 규모는 약 170억 달러(약 24조원)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희토류와 우라늄 등 전략 자원 부문에서 미국 기업의 투자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이제는 실질적 협력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카자흐스탄 방문 가능성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만남에서 기대를 모았던 '잭슨-배닉법' 수정안 폐지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 법에는 냉전기 소련의 이민 제한 정책을 배경으로 제정된 무역 제재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것이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에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법적 해제 혹은 완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미국이 이를 다음으로 미루면서 실질적 진전은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의 대중앙아시아 접근 방식이 현실적이고 경쟁력 있는 협력 구도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아시아 5개국이 지정학적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기술·투자 협력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로 물류·인프라 제약, 러시아·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 지역 내 경제 통합 난항 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민규 아스타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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