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자회사 던스트 62평 팝업 스토어
코오롱FnC 연내 25개 매장 추가오픈
미스토홀딩스, MZ 겨냥 독점유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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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 LF 자회사 씨디닷츠의 '던스트'는 이날부터 두 달간 중국 상하이에서 약 62평 규모 팝업 스토어를 연다. 던스트는 지난해 상반기 상하이 법인을 설립하고 티몰글로벌 등 주요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업을 확장해 왔다. 사업 개시 1년 만에 티몰 여성의류 카테고리 상위 1%, 해외 브랜드 20위권에 오르며 온라인에서 수요가 확인되자 오프라인 노출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내는 곳은 코오롱FnC와 F&F다. 두 회사 모두 국내 패션 부문의 정체를 중국발 매출로 상쇄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중국 합작법인 '코오롱스포츠차이나'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84% 증가하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법인의 연간 매출이 1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약 200개에 달하는 중국 내 매장 네트워크가 판매 확대를 견인하고 있으며, 코오롱FnC는 올해 안에 25개 이상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패션 부진이 이어지면서 패션 부문 영업이익이 -16.5%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으로 전체 실적이 제약받는 상황 속 중국 사업이 사실상 회사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F&F 역시 중국 시장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국 법인 매출이 13.5%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한국 매출은 6% 감소했다. 주력 브랜드 MLB는 중국에서 약 1100개 매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지난해 진출한 디스커버리는 올해 3분기에만 8개 매장이 추가돼 현재 20개 수준이다. 디스커버리는 내년까지 100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중국 시장 진출을 잇달아 시도했지만, 당시에는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 부족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 역시 2016년 상하이에 진출했으나 3년 만에 철수했다. 반면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K컬처 확산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커진 데다, 현지 유통사와의 협업·합작법인(JV) 등 중국식 운영 방식에 맞춘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 외에도 LF의 헤지스는 현지 내 580여 개의 매장을, K2의 아이더는 상하이 글로벌 하버 쇼핑몰에 매장을 열며 현지 공략에 나섰다.
유통사들도 중국행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무신사는 오는 12월 상하이에 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잇따라 연다. 중국 내 매장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로, 내년 상반기에는 난징둥루·쉬자후이 등 핵심 상권으로 출점을 넓힌다. 2030년까지 중국 온·오프라인 합산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 온라인몰에서 운영한 플래그십이 2주 만에 거래액 5억원을 넘어서며 초기 반응은 확인했다는 평가다.
미스토홀딩스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의 중화권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고 지난 7월 상하이 '신천지'에 중화권 1호 매장을 열었다. 이어 항저우 IN77, 베이징 타이쿠리 등 핵심 상권에 추가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이다. 마뗑킴·레이브 등 국내 브랜드의 중화권 전개도 지원하며 현지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K패션 직구도 증가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의류 수출액은 5억4556만 달러(약 7900억원)로, 2020년 대비 45.4% 증가했다.
상하이는 중국 내 해외 브랜드 유입의 핵심 도시로 평가된다. 외국인 비중이 높고 20~30대 소비력이 집중돼 신규 브랜드의 반응 테스트에 유리하다. 시 정부는 아시아 첫 매장을 상하이에 열 경우 약 100만 위안(2억원)을 지원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리스크가 많아 향후 성장세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자리를 잡으면 수요가 빠르게 붙는 시장"이라며 "특히 어떤 방식으로 현지 파트너와 협업하고 유통망을 구축하느냐가 향후 성과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