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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응급의료 대응 시각차…“예방·이송 강화” vs “인프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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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2. 15. 13:00

기도폐쇄 1.8배·화상 2.2배…교통사고, 설 직전 29.7%
연휴 기간 하루 평균 9600여개 병·의원 운영
의사회 “응급실 과밀 원인…배후진료 인프라 부족”
정부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연합
아시아투데이 이세미 기자 = 정부가 설 연휴 기간 급증하는 응급환자에 대비해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작 의료계는 "근본 처방이 빠졌다"며 비판하고 있다. 명절마다 반복되는 응급실 과밀 상황을 두고 정부는 안전관리와 이송체계 정비에 무게를, 현장은 배후진료 인프라 보강을 강조하는 등 시각차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최근 6년(2019~2024년)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설 연휴 기간 기도폐쇄는 하루 평균 0.9건으로 평상시(0.5건)의 1.8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원인 물질의 87.5%는 떡 등 음식이었으며, 70대 이상 고령층과 0~9세 소아의 위험이 두드러졌다.

화상 사고도 크게 늘었다. 설 연휴 기간 화상은 하루 평균 18.5건으로 평소(8.5건)의 2.2배에 달했다. 특히 여성 화상 환자는 설 전 닷새 평균 6.7건에서 설 하루 전 22.3건까지 급증했다. 뜨거운 액체와 증기에 의한 화상이 증가세를 보였다. 설 이틀 전 교통사고는 하루 평균 98.7건으로, 평상시 평균 76.1건보다 29.7% 많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설 명절에는 음식 준비와 이동이 늘어나는 만큼 기도폐쇄, 화상,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조리와 운전 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는 설 연휴 동안 하루 평균 9600여 개 병·의원이 운영된다며, 경증 환자는 동네 병·의원을 먼저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와 함께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고, 당직의료기관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대량환자 발생에 대비해 보건소 신속대응반과 재난의료지원팀(DMAT·전국 45개)의 출동체계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 반응은 냉랭하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성명서를 통해 "명절마다 반복되는 응급의료 위기는 이제 일상이 됐다"며 "정부는 현장의 어려움을 방관한 채 실효성 없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광역상황실 강제배정 방식에 대해 "전시행정에 불과하며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응급실 수용 곤란의 원인을 "응급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환자를 수술하고 입원시킬 배후진료 능력과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송체계만 손보는 것으로는 최종 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응급실은 편의점이 아니라 최후의 보루"라며 단순 감기·가벼운 복통·경미한 외상 등 경증 질환은 동네 병·의원을 이용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한편 복지부와 소방청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심근경색·뇌출혈·심정지 등 KTAS 1·2등급 중증환자는 국립중앙의료원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직접 이송 병원을 지정하고, 3~5등급 환자는 119가 사전 수용 확인 없이 미리 정해진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광주·전남·전북 등에서 시범 실시 후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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