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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창출력 푹 꺼진 쿠팡… 성장지표 조기 정상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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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3. 02. 18:02

정보 유출·성장사업 대규모 투자 여파
작년 최대 실적에도 FCF 전년比 48%↓
과징금 우려… 대만법인 적자 축소 변수

쿠팡이 지난해 연매출 49조원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흔들렸다.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은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고, 4분기에는 적자로 전환했다. 대만 쿠팡 등 성장사업의 적자 폭도 확대됐다. 지난해 12월 개인정보 사고에 대한 여파와 성장사업의 대규모 투자 영향이다.

쿠팡엔 올해가 비용 부담이 더 커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수천억원대에 이를 수 있는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대만에서 진행 중인 피해 보상 운영과 대만 사업 투자 확대까지 겹치며 현금 유출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올해가 쿠팡의 보릿고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악화된 현금흐름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하느냐가 과제로 떠오른다.

지난달 27일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5억2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분기 평균 환율 (1449.96원) 기준으로 약 7641억원이다. 4분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2억7800만 달러(4040억원)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분기 8200만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8% 줄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손에 쥔 현금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 중 물류센터 구축, 자동화 설비 도입, 인프라 확장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사용하고 남은 현금을 가리킨다. 기업이 배당, 자사주 매입, 추가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잉여현금흐름 감소의 배경에는 공격적인 투자 확대와 운전자본 부담 증가 때문이다. 쿠팡의 지난해 설비투자비는 12억5100만 달러로 전년(8억7900만 달러) 대비 42% 급증했다. 장비 투자에 10억1500만 달러, 토지·건물 매입에 2억3600만 달러가 투입됐다. 물류 자동화, 인프라 확장, 해외 사업 확대 등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쿠팡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 운전자본은 재고와 매출채권에서 매입채무를 차감한 수치로, 재고 회전이 느려지거나 환불·고객 이탈이 늘면 현금이 묶이게 된다. 실제로 사고 이후 일부 고객의 멤버십 이탈과 환불 증가 등이 발생했고, 약 12억 달러 규모의 보상안이 더해지며 단기 현금 유입 속도가 둔화됐다.

실제로 유동비율도 하락세다. 작년 유동비율은 103.6%를 기록했다. 전년(116.5%) 대비 6.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100%를 간신히 넘겼다. 통상 시장에서는 유동비율 150% 이상을 양호, 100% 이하를 위험 신호로 본다.

4분기 실적에서도 이러한 충격이 반영됐다. 순손익은 26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조정 EBITDA는 2억6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200만 달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88% 급감했다.

성장사업 부문도 부진했다. 4분기 총이익은 1억8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조정 EBITDA 손실은 3억 달러로 확대되며 전년 1억1800만 달러 적자 대비 154% 악화됐다. 대만 사업이 세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류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손실 폭이 커진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성장사업에 9억5000만~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재무 체력 자체는 아직 견고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3억1800만 달러다. 총차입금 약 16억 달러를 감안하면 순현금은 약 47억 달러 수준이다.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쿠팡은 개인정보 사고 이후 둔화된 성장 지표가 얼마나 빠르게 정상 궤도로 복귀하느냐가 과제다. 지난해 4분기 활성 고객 수는 2460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10만명 줄었다. 감소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그동안 꾸준히 우상향 해 온 고객 지표가 꺾였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매출도 전 분기보다 5% 감소했다. 회사는 1월 성장률이 약 4%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했고 1분기에는 5~10% 범위의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비용 부담이 정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징금 가능성과 피해 보상 비용,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지출이 맞물리면서 현금 흐름에 부담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사업의 적자 축소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대만 사업의 고성장이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점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 쿠팡이츠와 파페치 등 개별 사업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중요 과제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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