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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세계화 속도전… 한식교육기관 ‘수라학교’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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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정영록 기자

승인 : 2026. 03. 09. 18:32

농식품부, 2단계 방식 실무인력 양성
하반기 목표… 유명식당 인턴십 포함
외국인 교육생 대상 비자 완화 협의
신선 농산물·가공식품 수출 견인 기대
사진 5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올해 1월 국가 주도 한식교육기관 '수라학교' 도입을 위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한식 세계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가 주도 교육기관 '수라학교'를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전세계 한식 소비 확대를 통해 식재료인 케이(K)-푸드 수출 호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9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수라학교는 셰프 등 한식 실무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민관 협력형(1단계)'과 하이엔드 한식 전문가 육성 과정을 실시하는 '프리미엄(2단계)' 등 2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민관 협력형의 경우 대학·기업·기관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운영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표준 커리큘럼 구축 작업을 시작하고, 오는 6월부터 민간 공모 및 지정 절차에 나선다. 본격적인 운영은 올해 9월로 잠정 예정됐다.

프리미엄 수라학교는 내년 설립을 추진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정 정책관은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등 해외 유명 요리학교 운영사례를 참고해 커리큘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도록 등록금은 유료로 운영하고, 내국인도 신청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케이(K)-푸드 수출 확대전략'을 발표하고, 수라학교 도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한식을 배우고 소비하는 외국인이 늘어날수록 조리에 필요한 K-신선농산물, K-가공식품 등 수출도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교육 수요는 일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2024년 미국 요리학교 CIA 학생 3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1%가 한식 과정 개설 시 수강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250명은 한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재료·식문화에 대한 관심도 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수라학교가 매력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도 제공한다. 교육과정에 국내 유명 한식당과 연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실무능력 강화도 뒷받침한다.

또한 수라학교 커리큘럼을 이수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정부 인증 수료증'도 발급한다. 정 정책관은 "업계와 수라학교 운영을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수료증 발급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요리사의 경우 어떤 곳에서 배웠는지 노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공신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교육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요건 완화도 추진한다. 기존 한식조리연수비자(D-4-5)의 경우 한국어능력, 조리경력 등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현장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법무부와 관련 요건 유연화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정책관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현지 외국학교에 한식 강좌를 개설하는 큰 목표도 갖고 있다"며 "기본 운영방향은 수라학교 수료를 통해 한식당을 창업할 수 있는 실무인력을 배출하고, 세계에서 한식을 제대로 알리며 활동할 수 있는 영셰프 등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라학교가 한식 보전·전수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또 이를 통한 한식 소비 확대가 '푸드테크' 등 관련 전후방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한식은 지역별로 김치나 장 담그는 방식 등이 다르고, 깊이감이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전수되다 보니 단절우려가 있다"면서 "수라학교는 국가가 주도하는 만큼 관련 레시피와 비법들을 표준화하고, 후속세대까지 전수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장(서울대 교수)은 "한국 사람만이 아니라 한국이 키워낸 외국인도 한식을 잘해야 K-팝처럼 (우리 식문화의) 세계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전세계인이 한식을 소비하기 위한 조리도구, 외식기술도 필요하기 때문에 인공지능(AI) 등이 접목된 전후방산업 테크화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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