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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국내 공항 8곳, 로컬라이저 잘못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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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3. 10. 18:19

부러지기 쉬워야 하는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등으로 잘못 설치
국토부 부실 검토 정황 포착
공사비 절감 위해 무안공항에 둔덕 설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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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연합뉴스
감사원이 전국 8개 공항의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가 규정과 다르게 잘못 설치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로컬라이저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구조물이다. 이에 더해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면밀한 검토 없이 설치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항공 안전 취약 분야 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 12·29 여객기 참사 후 항공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됨에 따라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무안공항을 비롯해 김포·제주·김해·여수·사천·광주·포항 등 국내 8개 공항의 로컬라이저 14개가 규정과 달리 부러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둔덕이나 기초 구조물 등으로 잘못 설치됐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 착륙 과정에서 항공기가 활주로 중앙으로 정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설비인데, 항공기가 충돌하는 경우에 대비해 부러지기 쉬운 구조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최대 22년간 정기검사를 진행하면서 해당 구조물의 취약성(구부러지고 깨지는 성질)에 문제가 없다고 잘못 승인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공항공사(KAC)는 2019~2024년 '항행안전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안 등 5개 공항과 7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의 취약성을 개선하지 않은 채 오히려 보강 설치하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해 1월 전국 15개 공항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취약성을 개선하는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발표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12·29 여객기 참사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치된 것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로컬라이저는 전파 송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위치가 높아야 한다. 특히 활주로의 경사가 가파를수록 로컬라이저 역시 더 높아져야 하나 이 경우 기초 구조물이 더 튼튼해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국토부는 무안공항 등 일부 지방공항을 건설하면서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토공사 물량을 줄이고, 활주로 등의 경사를 남겨뒀다. 이에 따라 활주로 최상단부보다 높게 로컬라이저를 위치시키려 기초 구조물을 만들어야 했고, 결과적으로 콘크리트 둔덕을 조성한 것이다.

더구나 무안공항의 경우 국토부가 2003년 6월 취약성 검토를 생략한 채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7년 KAC가 이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으나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사비를 아끼려 지형을 많이 살리다 보면 경사를 많이 허용하게 된다. 그러면 낙차가 생겨 바람이나 태풍에 견디게 하기 위해서 강하게 기초 시설물을 설치하다 보니 항공사고의 큰 위협이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개량 사업 허가 업무 등을 부당하게 처리한 담당자 3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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