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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K-FOOD’ 산업 혁신 ‘식품저작권’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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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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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최근 식품산업계에서는 '식품저작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필요성이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식품저작권은 특정 레시피와 조리기술, 식품 디자인, 브랜드 스토리와 같은 요소를 하나의 창작물로 인정하고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하자는 개념이다.

음악·영화·디자인 산업에서는 이미 저작권 제도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식품산업도 이러한 개념이 필요할까.

우리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음식 역시 창작의 결과물이다.

셰프가 오랜 시간 연구하고 실험하며 완성한 레시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전통 조리법, 독창적인 플레이팅과 스토리를 담은 식문화 콘텐츠는 모두 창작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식품 산업에서는 이러한 창작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결과, 한 번 성공한 메뉴는 순식간에 복제되고 유사 제품이 시장에 넘쳐나지만 정작 최초 창작자는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환경은 창작자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만약 식품저작권 제도가 도입된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

첫째, 창작자와 기업이 지속 가능한 혁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레시피 개발이나 푸드 디자인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일정 부분 보호된다면 기업과 셰프는 보다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 이는 식품산업 전반의 연구개발과 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K-FOOD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K-POP 산업이 저작권과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장했듯이 음식 역시 레시피와 브랜드, 문화적 스토리를 하나의 지식재산으로 관리하고 활용한다면 새로운 산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한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지금 우리의 음식 문화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산업화하는 전략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셋째, 지역의 전통 음식과 식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오랜 시간 지역 공동체 속에서 전승되어 온 전통 레시피와 조리 방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문화유산의 성격을 지닌다.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호한다면 지역 관광과 문화 콘텐츠 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경제적 기회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과제도 존재한다.

음식은 재료와 조리 방식이 유사할 수밖에 없고 '맛'이라는 주관적 요소를 법적으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과도한 권리 보호는 오히려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키거나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식품저작권은 레시피 자체를 독점적으로 보호하기보다는 독창적인 조리기법, 표현 방식, 스토리텔링, 상업적 콘텐츠 활용 등 창작성이 분명한 영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이고 합리적인 보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식품은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 문화이자 산업이며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가 자국의 음식문화를 지식재산으로 관리하고 관광·콘텐츠 산업과 연계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우리 역시 식품 창작의 가치를 어떻게 보호하고 산업화할 것인지 고민할 시점이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설계를 통해 식품저작권이 정착된다면, 이는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 K-FOOD 산업혁신을 이끄는 새로운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식품의 창작자에게 정당한 가치를, 소비자에게 더 풍부한 경험을.' 이것이 식품저작권이 지향해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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