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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AI 혁명 시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베스트 파트너’(best partner)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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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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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최근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전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우리는 지금 '전쟁의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를 목격하고 있다. 팔란티어의 인공지능 플랫폼(AIP)은 수많은 정찰 위성과 드론이 쏟아내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적(敵) 타깃을 식별하고 최적의 타격 수단을 지휘관에게 제안한다.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올린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복잡한 전장 상황을 입력하고 전술의 목표를 설정해 주면,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작전 프로세스를 완성한다. 실제로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주요 인사들이 회의하는 시간과 장소를 찾아낸 것도, 그 장소를 공습경보 사이렌 한 번 울리지 않고 폭격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들 AI의 막강한 능력 때문으로 보고되었다. 바야흐로 AI가 전쟁 무기를 통제하는 시대, AI 전쟁 1.0의 시대를 미국이 선보인 것이다.

사실 베네수엘라도 이란도 중국의 최첨단 대공 요격 미사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미국의 항재밍 시스템과 스텔스기 앞에서 단 한 발의 미사일도 쏘지 못하는 참혹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압도적인 전력 차이 탓에 이란의 동맹이라고 자처하던 중국과 러시아조차 미국의 공격에 입을 다물고 있다. 물론 취약점도 드러났다. 엄청난 이란의 자폭 드론 물량 공세에 미군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3000만원짜리 드론 요격을 위해 60억짜리 패트리엇를 쏴야 하는 가성비 비대칭 문제도 제기되었다. 또 소형 무인 수상정을 이용한 대형 선박에 대한 공격도 중요한 위협으로 드러났다. 결국 최고 성능의 브레인은 확보했지만 상대방의 전력을 무력화시킬 실질적 무기, 즉 탄탄한 육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미국도 이를 인지하고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부실한 미국 제조업 생태계 탓에 쉽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군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가장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바로 대한민국 방위산업이다. 이미 다수의 우리 방산기업들이 미국의 AI 방산기업들과 다양한 미래 제품 및 무기 체계 개발을 진행하는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인 K9과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등에 안두릴 등 글로벌 AI 기업들의 기술을 접목하여 무인화 및 자율 주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밀 타격 무기 체계의 강자인 LIG넥스원 역시 무인 수상정, 로봇개(4족 보행 로봇) 등에 AI를 탑재하여 감시 정찰부터 타격까지 아우르는 유무인 복합 체계를 구축하며 팔란티어 등과 협력 접점을 넓히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HD현대는 팔란티어와 손잡고 무인 수상정(USV) 개발과 자율운항 선박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CEO가 HD현대의 디지털 제조 역량을 극찬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모든 성과는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연구 노력을 통해 이뤄낸 기술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누가 뭐래도 지구 최강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최고의 기술을 추격하며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로 무럭무럭 성장해 왔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우리도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할 시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작은 나라가 구호만 외친다고 퍼스트 무버가 될 리는 만무하다. 그렇다면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기 위한 최고의 전략은 무엇일까? 우선 퍼스트 무버의 '베스트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세계 최강 미군의 베스트 파트너로 AI 무기 체계 전환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역사에서 증명하듯 첨단 기술은 일단 전쟁을 통해 검증되고 빠르게 발전한다. 그리고 곧 상용시장의 지배자로 성장한다. 우리 방산기업들이 이번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AI 역량을 빠르게 증강시킬 수 있다면 미래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퍼스트 무버와의 베스트 협력을 통해 또 다른 퍼스트 무버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민간산업에서도 베스트 파트너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의 젠슨 황 회장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회장을 깐부치킨에 초대해 맺은 '깐부 결의'가 단순한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젠슨 황은 3월 16일에 열린 엔비디아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땡큐 삼성'을 외치며 HBM4 구매를 약속했고, 미래 자율 주행 모빌리티 사업의 파트너로는 현대차를 내세웠다. 또 SK하이닉스 최태원 회장은 아예 엔비디아 발표장에 나타나 탄탄한 협업 체계를 과시했다. AI 분야의 상징 기업이자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깐부를 맺고 싶은 '베스트 파트너'들이 우리 기업들이라는 게 놀랍고 또 자랑스럽다. 이것도 우리 기업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기술력의 성과다.

깐부 치킨 결의와 K-방산이 쏘아 올린 '글로벌 AI 동맹'의 성공 사례는 위기론에 휩싸인 대한민국 제조업 전반의 AX 업그레이드를 위한 완벽한 청사진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최대한 강화하고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 목표는 세계 최고의 퍼스트 무버가 꼭 함께하고 싶은 베스트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AI가 있다. 올해부터는 세계 각국의 AI 역량이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행히 우리가 빠른 스타트를 끊어서 세계 시장으로부터 주목받는 중이다. 퍼스트 무버의 베스트 파트너가 되려면 결국 '실력'밖에는 답이 없다. K-방산이 증명해 낸 이 '실력의 가치'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위대한 AX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 패스트 팔로워에서 베스트 파트너로! 이 시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이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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