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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헤즈볼라 ‘비군사 자산’ 전방위 타격…지지 기반 약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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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6. 03. 22. 11:37

군사 시설 넘어 의료·금융·복지 기관으로 공습 범위 확대
레바논 내 헤즈볼라 사회적 영향력 차단 목적
Lebanon Hezbollah Civilian Infrastructure <YONHAP NO-3162> (AP)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인 다히예에 있는 알-마나르 방송국 건물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AP 연합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의 후원을 받는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의 군사적 충동이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내에 있는 헤즈볼라의 무기 창고나 미사일 발사대 같은 직접적인 군사 자산을 공격하는 것을 넘어, 타격 대상을 헤즈볼라 소유의 민간 및 사회 서비스 기관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행보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압박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수십 년간 구축해 온 레바논 내 사회적·정치적 기반을 약화하려는 시도라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단순한 무장 단체를 넘어 레바논 내에서 정당이자 복지 기구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들은 정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의료·금융·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고한 지지 기반을 쌓아 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부르즈 칼라위야 마을에 있는 "이슬람 보건 협회"가 운영하는 시설을 공습했다. 이 시설은 헤즈볼라 지지층의 핵심 안전망으로, 지난 2주간 협회 구성원 24명이 사망했다고 AP는 전했다.

의료 시설 외에도 이스라엘은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는 자선 단체로 등록된 금융 기관인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10곳을 파괴했다. 또 헤즈볼라의 알-마나르TV 본부와 알-누르 라디오 방송국 역시 공습으로 큰 피해를 봤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의료 시설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으며, 알-카르드 알-하산이 조직의 군사 활동 자금을 조달한다고 주장해 왔다.

헤즈볼라와 연계된 시설이 잇따라 공격 대상이 되면서 민간인들이 겪는 피해가 커지자, 레바논 내부에서도 무장 단체 활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베이루트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항의로 헤즈볼라 관련 금융 기관이 간판을 내리고 철수하는 등, 이스라엘의 물리적 압박이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전략은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헤즈볼라가 민간 시설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레바논 보건부와 국제 앰네스티 등 인권 단체들은 "민간 복지 시설과 의료진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 범죄"라고 맞서고 있다.

이스라엘군 지도부는 헤즈볼라가 "존립을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헤즈볼라 지도부 역시 "결사 항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민가 시설을 포함한 타격 범위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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