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태국·인니·말레이 등 잇달아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 통과 합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4.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29010008698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3. 29. 11:32

태국 총리 "합의 체결, 3월 초 같은 혼란 재발 안 해"
인니, 국영 페르타미나 유조선 2척 해협 통과 협의
해협 물동량 95% 급감…이란은 통행료 법제화 추진
USA-ECONOMY/ <YONHAP NO-0488> (REUTERS)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북부 라스알카이마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해의 화물선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중동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운항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아시아 주요국들이 자국 유조선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란과 직접 개별 협상에 나서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이란으로부터 선박 통항 허가를 받아냈고, 인도네시아와 인도 역시 선박 이동을 위한 외교적 조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전날 자국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이란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아누틴 총리는 "이번 합의로 3월 초에 발생한 것과 같은 혼란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국은 시하삭 푸앙껫깨우 외교장관이 이란 측과 직접 협의해 유조선 한 척의 통과를 성사시킨 바 있는데, 이번에는 총리가 직접 포괄적 합의를 발표한 것이다.

아시아로 향하는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8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태국에서는 주유소마다 주유를 하기 위한 긴 줄이 이어졌다. 이달 초에는 해협을 지나던 태국 벌크선이 공격을 받아 선원 3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역시 이란의 통항 승인을 이끌어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지난 27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선박에 조기 통항 허가를 내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유조선과 노동자들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석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LNG 주요 수출국이지만 원유 수입의 70% 가까이를 걸프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보조금 적용 휘발유 할당량 축소 및 공무원 재택근무 등 연료 비축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국영 에너지 기업 페르타미나 소속 유조선들의 안전 통항을 위해 이란과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바흐드 나빌 아흐마드 물라첼라 인도네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자카르타 주재 이란 대사관으로부터 페르타미나 선박의 해협 통과에 대해 호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걸프 해역에는 국내용 원유를 실은 페르타미나 프라이드호와 외부 공급용 연료유를 실은 감수노로호가 대기 중이며, 선원 안전 보장과 선박 보험 가입 등 후속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최악의 가스 위기를 겪고 있는 인도 역시 해협에 갇혀 있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들을 순차적으로 빼내고 있다. 28일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BW 엘름호와 BW 티르호가 해협 동쪽을 지나 인도로 향하고 있으며, 앞서 4척의 선박이 해협을 먼저 빠져나왔다. 라제쉬 쿠마르 신하 인도 해운부 특별차관은 27일 기준으로 LPG 운반선 5척을 포함해 총 20척의 인도 국적선이 걸프 해역에 고립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당국은 가정용 가스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해 산업용 공급을 선제적으로 축소한 상태다.

이란전쟁 발발 이후 3월 1일부터 26일 사이 호르무즈 해협의 원자재 운송량은 무려 95% 급감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20척이 통과하던 해협의 통항량은 최근 하루 4~5척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은 자국 당국과 사전 조율을 거친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서만 통항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상업 선박의 안전 보장을 대가로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30억 1800만 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걸프만과 호르무즈 해협, 오만만 등지에서는 11척의 유조선을 포함해 총 24척의 상선이 공격을 받거나 관련 사건에 휘말렸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