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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해도 봉쇄 가능성… 선제대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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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31. 00:01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이란을 도와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또 다른 글로벌 물류 동맥인 홍해 항로마저 봉쇄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항로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하며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잇는 물류 경로다. 여기가 막히면 물류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까지 대륙을 크게 돌아야 한다. 2024년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으로 글로벌 물류가 홍역을 치른 바 있는데 이번에 두 물길이 함께 막힌다면 우리 경제는 엎친 데 덮친 격의 큰 부담을 안게 된다.

후티 반군의 야흐야 사리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주요 군사 목표물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작전은 이란군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조율 속에 이뤄졌다"고 밝혀 이미 참전을 확인했다. 후티 반군은 서방국들의 인정을 받지 못해 '반군'으로 불리지만 사실상 예멘 수도를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주된 군부 세력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이번 전쟁의 볼모로 삼고 있는 만큼 이란을 돕기 위해 참전한 후티 반군도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이 크다. 아라비아반도를 둘러싼 양쪽의 주요 항로가 모두 막히면 글로벌 물류는 한층 악화할 수밖에 없다.

홍해 항로는 한국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주요 길목이기도 하다. 여기가 막히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치명적 부담이 된다. 전자, 자동차, 배터리 등 국내 주요 수출 제품이 이 길을 거치기 때문이다. 현지 공장에 보내는 부품과 소재도 이곳을 통과한다. 2023년 11월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했을 때 아시아~유럽 항로는 약 9000㎞ 늘었고 기간도 10∼15일 더 걸렸다. 물류비도 가파르게 올랐다.

이번 이란 전쟁 발발로 이미 관련 비용은 급등하고 있다. 유조선 운임지수(WS)는 지난 27일 기준 359.4로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 대비 59.9%나 치솟았다. 연초 대비로는 7배 가까이 뛰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중동 노선 운임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728달러로, 전쟁 전 대비 2.8배 수준이다. 아직 홍해는 막히지 않았는데도 이런데, 홍해까지 막히면 여파가 어떨지 가늠조차 어렵다. 해운업계에서는 양쪽 물길이 동시에 막히면 글로벌 물류망이 총체적으로 마비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산업의 수출 비중도 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견디기 힘든 시기가 올 법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나프타에 이어 합성수지에 대한 수출 제한도 검토에 들어갔다. 관련 중소기업들의 원재료 보유량이 5~6일치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제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관련 제조업이 하나둘씩 멈추고 식품이나 생수 등 필수품도 포장용기 부족으로 생산에 문제가 생길 판이다. 재고가 떨어지기 시작한 뒤 대응하면 늦는다.

정부는 민간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등 유가 및 물류비 급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다각도의 안정 조치를 즉시 실행에 옮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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