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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에 내수 침체까지… 청년고용 해법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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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3. 31. 00:00

/연합
정부가 청년 고용 문제에 '특단의 대책'을 언급한 게 꽤 됐지만 관련 통계는 악화일로다. 지난 2월 청년(15~29세) 고용률(계절조정치 기준)은 43.9%로 2021년 5월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같은 달 청년 실업률은 6.8%로 코로나 팬데믹 때인 2022년 9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전체 실업률(3.0%)의 2.3배에 달한다. 개선되기는커녕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제조·건설업 등 주력 업종 부진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해 찾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내수 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문이 더 좁아지고 있다. 숙박·음식점업 분야 취업자 수는 작년 11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취업한 15~29세 중 36시간 미만이면서 더 일할 의사가 있는 '추가 취업 가능자'가 12만7000명이나 된다. 취업자로 분류되긴 했지만, 일자리에 만족하지 않는 취업자가 상당수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하는 인공지능(AI)발 충격이 청년 고용에 영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난달 전문, 과학·기술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IT) 등 두 업종의 20·30대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3만여 명 줄었다. 법률·회계 등 전문직과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개발 등으로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군들이다. 전 연령대에서 전문, 과기서비스업과 IT 등 두 업종 취업자는 14만7000명 감소했는데, 20·30대가 전체의 89%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기술 충격 탓만 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기술 진보는 청년층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AI만 보더라도 청년층 절반 이상이 이미 일상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AI 친화적 세대'인 청년층이 채용시장에서 밀려나는 역설이 왜 유독 한국에서 뚜렷하냐는 것이다.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본적으로 기존 취업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지난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노란봉투법으로 기존 노동시장 진입자는 고용안정과 보수, 근로조건 등 모든 측면에서 지위가 상승했다. 이미 해고와 인력 재배치가 어려운 추세를 더 강화한 셈이다. 이러다 보니 기술 진보에 친화적인 사회 초년생들은 유리하기는커녕 직장 진입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하고 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청년층 고용 악화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왜 막대한 청년층 취업 예산과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고용 사정은 악화일로인지 정부가 진지하게 되새겨 볼 때다. 기존 일자리 보호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노동 이동을 촉진하고 신규 진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초점을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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