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구체적 판단 기준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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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헌재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날까지 접수한 재판소원 관련 사건 424건 가운데 228건을 각하했다. 각하는 법에서 명시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전원재판부 심판에 회부하지 않고 종결하는 결정이다.
재판소원은 사실상 최후의 권리구제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현재까지 본안에 회부된 사건은 없다. 재판소원은 헌재 결정에 반하는 재판이거나 재판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위반한 경우,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재판소원 사건들의 각하 사유 대부분은 '청구 사유 미비'다. 헌재는 그 기준 중 하나로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주장하는 경우'를 들며, 구체적 사실관계와 권리 침해 내용이 특정되지 않으면 심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 역시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 판단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청구인으로서는 헌재의 수용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헌재 관계자는 "지정재판부 결정이다 보니 아직 외부에 기준이 자세히 공개될 상황은 아니며, 향후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하게 되면 자세한 기준이 선례로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소원 제도를 운영 중인 다른 나라의 경우 '사안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비교적 구조화된 기준을 적용, 사전 심사 통과 가능성을 판단하고 있다. 독일은 기본권 침해가 공공적으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객관적 중요성'과, 당사자 개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관적 중요성'으로 나눠 심사한다.
헌재가 없는 미국에선 연방대법원이 유사한 사건 선별 절차를 운영한다. 공공의 중대한 문제이거나 다수 국민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 판례 간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에 대해 대법관 9명 중 4명 이상이 동의하면 본안 심리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이런 점에서 현행 사전 심사 기준도 사건의 헌법적 중요성과 파급력을 중심으로,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의 김진한 변호사는 "헌재가 이 정도로 엄격하게 사전 심사를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모든 기본권 침해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넘길 수 없는 만큼, 헌재가 나름의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관행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당사자에게 상당한 권리 제한을 초래하는 판례가 반복적으로 적용되는 경우라면, 충분히 쟁점으로서 다뤄질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