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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고사 위기’ 내몰린 케이블TV…규제 혁파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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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6. 07. 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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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즉 케이블TV는 과거 다채널 시대를 열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던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미디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통신사들이 앞다퉈 조 단위 인수합병에 열을 올렸던 게 불과 6~7년 전이다. 화려했던 영광은 옛말이 됐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파상 공세와 보완관계였던 인터넷TV(IPTV)와의 '제로섬 게임'에 생존마저 위협받는 처지로 전락했다.

케이블TV의 처참한 현주소는 수치로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 케이블TV 가입자는 1193만여명으로 1200만명선이 무너졌다. 수익성은 더욱 심각하다. 10년 전 3000억원이 넘었던 영업이익은 2023년 1000억원을 밑돌았고, 지난해에는 400억원대에 그쳤다. 초고속인터넷 등 비방송 부문을 제외한 순수 방송 부문만 보면 2022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겪을 정도로 기초 체력이 붕괴된 상태다. 항간에는 '제2의 JTBC'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케이블TV의 숨통을 옥죄는 건 비단 시장 경쟁뿐이 아니다. 수십 년째 제자리걸음인 낡은 규제가 더 큰 문제다. 유료방송 재허가·재승인 제도가 대표적인 독소조항 중 하나다. 유선망 기반의 케이블TV는 유효기간이 지날 때마다 정부의 까다로운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 사이 OTT를 비롯한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는 규제 사각지대에서 자유롭게 사업을 영위하며 덩치를 키운다.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케이블TV 지역채널에 대한 규제 강도도 상당하다. 현행법상 케이블TV 지역채널은 제한된 조건(하루 최대 3시간, 3회 이내)에서만 커머스 방송을 할 수 있다. 지역 소상공인의 판로를 열어주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에도 낡은 규제에 막혀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콘텐츠 수급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요금 인상이나 채널 개편마저도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방송법 개정 등 규제 완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관련 법안들은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케이블TV의 몰락은 단순히 산업의 쇠퇴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지역 미디어의 붕괴를 의미하며, 미디어 다양성 훼손과도 직결된다.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 미디어 생태계를 고려한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규제 혁파가 시급하다. 산업의 뼈대가 완전히 무너지고 난 뒤 내놓는 처방은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 새로운 특혜를 달라거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게 해달라는 떼쓰기가 아니다. 그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절박한 호소에 이제는 응답해야 할 때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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