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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뽑고 당직 서는 박사 군무원 교수들”…‘국군사관학교’ 교수진 신분 혁신이 미래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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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7.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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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 전면 개혁안 추진… "6~7급 취급 받는 군무원 교수 신분, 국립대 수준 격상 추진"
현역 출신 주요 보직 독점 구조 문제… 국방부-교육부 연계·미·프식 '군인사법·사관학교설치법' 개정 최우선 과제
0721 3사 통합임관식 v.1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지난 2월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미래 AI(인공지능) 기반 전장 환경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를 주도할 정예 장교 양성을 위해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신설 구상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개혁의 핵심 성패는 교수진의 신분을 현행 '군무원'에서 '국립대학교 교수'로 전면 전환하는 법·제도적 혁신에 맞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개혁은 단순한 과학기술 분야 인재 확보에 그치지 않고, 민간 인문사회 분야 교수를 전격 유치해 국제관계, 민주시민 교육, 편향되지 않은 역사인식 및 헌법적 가치를 체화한 균형 잡힌 정예 지휘관을 육성하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 및 군 정책 당국자들은 기존 육·해·공 3사 분리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적 수준의 국방 과학기술 및 인문사회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으로 '군무원 교수의 기형적 잔무·보직 차별 철폐 및 국립대 수준 신분·정년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검토 중이다.


◇ "박사 교수에게 제초·당직 강요"… 6~7급 취급 받는 군무원 교수들의 충격적 실태

현재 육·해·공 3군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을 가르치는 민간 출신 교수들의 신분은 직급상 '군무원'에 묶여 있다.

이로 인해 국내외 명문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우수한 젊은 민간인 학자들이 사관학교에 교원으로 임용된 이후 직면하는 현실은 충격적인 수준이다.

본지 취재에 응한 전직 민간 교수들에 따르면, 박사 학위를 가진 '군무원 교수'들은 평소 과도한 군사적 의무를 강요받고 있다.

군부대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부대 내 잡초 제거(제초 작업), 배수구 청소, 각종 제설 작업은 물론 위병소 및 영내 밤샘 당직 근무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 대학 교수라면 상식적으로 상술하기 힘든 부대 관리 업무가 '군무원'이라는 법적 신분을 이유로 강제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사관학교 내 학과장, 처·처장 등 주요 핵심 보직은 현역 군인 출신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우수한 민간 출신 젊은 교수들은 아무리 뛰어난 연구 실적과 역량을 갖추었어도 보직 부여에서 원천 차단 당하며, 행정적으로는 일반 6~7급 하위직 군무원 수준의 처우와 인격적 대우를 받는 데 그치고 있다.


◇ 낮은 자율성과 정년 불이익… "학문 자율성 침해에 60세 정년 한계"

신분상의 한계는 교육 및 연구 환경의 황폐화로 직결된다.

현행 군무원 교수 체제에서는 일반 민간 대학과 달리 부대 검열, 군사 훈련 동원, 경직된 군사보안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로 인해 최첨단 학문 연구와 생도 교육에 필수적인 학문적 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고백이다.

불리한 정년과 처우 문제 역시 우수한 석학 유치를 가로막는 결정적 걸림돌이다.

일반 국립대학교 교수의 정년이 만 65세인 반면, 군무원 교수의 정년은 만 60세로 제한되어 있다.

동일한 연구·교육 역량을 갖추고도 5년이나 빠르고 불리한 정년을 적용받다 보니, AI·로봇·양자 등 첨단 국방과학 분야의 우수 민간 연구자들이 사관학교 교직을 기피하거나 중도 이탈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AI와 첨단 국방과학을 가르쳐야 할 석학들에게 잡초를 뽑게 하고, 연구 자율성을 박탈한 채 60세 정년에 가두는 기형적인 구조에서는 어떤 인재도 남아있을 수 없다"며 "이는 사관학교 발전과 국가 안보 역량을 내부에서부터 좀먹는 심각한 적폐"라고 지적했다.


◇ "민주시민 교육과 헌법적 가치 함양"… 민간 인문사회 교수 유치의 당위성

이번 통합 국군사관학교 추진에서 국방·안보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민간 인문사회 교수진의 대폭 확대'다.

미래 전장의 지휘관은 기술적 운용 능력뿐만 아니라 국제관계에 대한 통찰, 민주시민 교육 함양, 그리고 편향되지 않은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반드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역 군인 중심의 폐쇄적 교육 체제나 신분적 한계에 갇힌 현 구조로는 헌법적 가치와 국제적 안목을 고루 갖춘 리더를 양성하기 어렵다는 성찰이 작동했다.

전직 사관학교 교수 출신들과 국방·안보 정책 전문가들은 "군사학을 포괄하면서도 편향되지 않은 역사적 인식과 헌법적 가치, 국제정세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교를 키우기 위해서는 탁월한 민간 인문사회 분야 교수진의 참가가 필수적"이라며 "이들에게 국립대 교수 수준의 신분을 보장하여 소신 있게 교육할 수 있는 문민화된 학술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군무원 교수 체제론 석학 유치 불가"… 국방부-교육부 연계 연구교원 추진

통합 국군사관학교 추진안의 가장 큰 줄기는 교수진의 법적 지위 개혁이다. 현재 3군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을 가르치는 민간 교수의 신분은 직급상 '군무원'에 묶여 있다.

군무원 신분의 교수는 일반 4년제 종합대학이나 국립대 교수와 달리 연구비 수혜, 각종 연구 수당, 학술 활동 지원 등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되어 왔다.

이로 인해 AI, 양자, 로봇, 우주 등 최첨단 기술 분야의 뛰어난 민간 연구자와 석학들이 사관학교 교원으로 진입하는 데 거대한 장애물로 작용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AI 전쟁을 가르쳐야 할 교수진이 연구비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군무원 신분에 갇혀 있는 현 구조로는 첨단 국방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며 "통합 사관학교 신설 시 '국방부-교육부 연계 연구교원' 제도를 신설해 국립대 교수 수준의 신분과 연구 환경을 완전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0721 에콜 폴리테크닉_샹젤리제 행진
프랑스 최고 명문 국립공과대학이면서 국방부 관할 군사학교인 에콜 폴리테크닉(Ecole Polytechnique) 학생들이 프랑스 혁명 기념일(7월 14일, 바스티유 데이)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한 모습. 에콜 폴리테크닉은 나폴레옹 시대부터 이어진 군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사관생도(군인) 신분을 가진다. 이 때문에 매년 7월 14일 샹젤리제에서 열리는 프랑스 최대 군사 퍼레이드에 전통 정복을 입고 행진하는 것이 이 학교의 오랜 전통이자 명예다.전통적으로 에콜 폴리테크닉 학생 대열은 샹젤리제 보병 퍼레이드의 최전두를 장식한다. / Ecole Polytechnique 홈페이지
◇ 미·프 국방 선진국 사례: "공립대 교수와 동일한 연구 시스템 적용"

국방부의 이 같은 방침은 미국, 프랑스 등 주요 국방 선진국들의 사관학교 운영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경우 국방부 직속의 국방과학기술 엘리트 양성 기관인 '에콜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 교수진에게 일반 국립대학 교수(Enseignant-chercheur) 및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원과 동일한 법적 신분을 부여한다.

국방부 산하 학교임에도 국가 공립 대학 교수와 동일한 연구비 및 수당 시스템을 적용받아 첨단 AI, 원자력, 우주, 방산 기술 연구를 병행하는 구조다.

미국 역시 사관학교 민간 교수에게 '연방 교원' 신분을 부여해 정교수(Tenured) 트랙, 안식년, 연구비 지원 등 국립대 수준의 학술적 자유와 처우를 보장하고 있다.

정책 전문가들은 "선진국처럼 사관학교 교수진이 국가 연구과제를 자유롭게 수주하고 연구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만 최고 수준의 민간 석학을 유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0618 ADD 본관
충남 대전 유성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Agency for Defense Development) 본부의 본관 건물 전경. 1970년 창설 이후 지난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산실이자 K-방산의 뿌리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는 국방 과학기술의 컨트롤 타워이며 첨단 무기체계 및 핵심 기술 연구·개발 (R&D)을 통한 K-방산의 세계적 위상 확보와 미래 첨단 안보 대응을 위한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사진=국방과학연구소
◇ 대전 자운대 입지… ADD·KAIST 클러스터 연계 및 '연구 교원 겸직 허용'

통합 국군사관학교의 유력 입지로 거론되는 대전 자운대는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국가 대표 연구기관과 KAIST, 국립충남대학교가 밀집한 국내 최고의 국방·과학기술 클러스터다.

통합 사관학교가 자운대에 들어설 경우, 선진국형 '국방·과학기술 인프라 연계'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단순한 공간적 인접을 넘어 ADD 및 KAIST 클러스터와 연계한 공동 연구소를 설치하고, 연구 교원의 겸직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모델을 제도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개별 사관학교가 독자 구축하기 어려웠던 초고성능 AI 실증 단지 및 첨단 무기체계 연구 시설을 공동 활용하고, 민간 국립대 교수 및 연구원과 사관학교 교수진 간의 상시 교류를 통한 양질의 생도 교육이 가능해진다.


0721 스마트강군 육성, 국군사관학교 창설방안 당정 협의
지난 16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발표한 자리에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군사관학교 설치법을 신속히 처리하여 제도적 기반을 닦고, 교육시설 마련을 위한 예산도 적기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
◇ 3사 통합 교육과 법률 개정: "군인사법·사관학교설치법 개정 최우선 과제"

육·해·공군이 각각 사관학교를 운영하며 기초 교육과정을 중복 투자해 온 기존 체제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전 환경에 맞춘 전문 교육과정을 개별적으로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1학년 기초 교육 단계부터 3군 통합 AI 기반 작전 및 유무인 복합전투(MUM-T) 교육체계를 구축해야만 필승의 정예 지휘관을 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성공적인 국군사관학교 신설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입법 과제다.

교수진 신분을 '군무원'에서 '국립대 교수'로 상향 전환하고 연구 교원 겸직 및 연계 연구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사관학교설치법과 군인사법, 군무원인사법 개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국방부는 관련 법령 개정안 마련과 예산 타당성 검토 등 세부 이행 로드맵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본지는 국군사관학교 신설 및 관련 법안 개정 작업을 지속 취재해 보도할 예정이다.


0721 국군사관학교 연합
대전 자운대에 위치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군사 교육·훈련시설이 밀집한 대전 자운대 주변 지역 / 연합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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