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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턱밑 추격…현대차 호세 무뇨스가 꺼낸 美 생존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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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윤 기자

승인 : 2026. 10. 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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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닛산 최고성과책임자 출신으로 중국·북미 경험
기술 빠르고 제품 바꾸는 중국차 추격 속도 위협적
수익성 있는 판매 구조에 초점 맞추는 경영 스타일
현지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선택지 넓힌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중국차를 경계하는 이유는 '가격'보다 '속도'에 있다. 중국과 북미 시장을 직접 경험한 그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무서운 성장세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다. 지금의 경쟁력보다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고 제품을 바꾸는 중국차의 추격 속도를 더 위협적으로 보는 이유다.

무뇨스 사장이 중국 자동차 산업을 잘 아는 이유는 그의 경력에 있다. 현대차에 합류하기 전 일본 닛산에서 최고성과책임자(CPO)를 맡았으며 북미와 중국 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닛산 중국 사업을 총괄하면서 현지 업체들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 이전에는 닛산 북미 사업도 이끌며 판매와 수익성 개선을 경험했다.

그는 스페인 출신으로 원자력공학 박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가진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다. 토요타 유럽을 거쳐 닛산에서 15년간 주요 보직을 맡았고, 이후 2019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현대차에서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현대차·제네시스 북미권역본부장 등을 맡아 북미 판매와 수익성 개선을 이끈 장본인이다. 2022년에는 현대차 이사회에 합류했고, 2025년 1월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겸 CEO에 올랐다. 현대차 최초의 외국인 CEO에 등극했다.

경영 스타일은 '판매량 확대'보다 수익성 있는 판매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미에서 딜러 경쟁력을 높이고 판매와 수익성을 동시에 관리하면서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판매·시장점유율·재무성과를 끌어올린 것이 CEO 발탁의 주요 배경이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차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신형 투싼 공개 행사에서도 그는 중국차를 특정해 배제하기보다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특정 경쟁자를 막는 것보다 어떤 경쟁자가 들어와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추는 것이 현대차의 해법이라는 의미다.

그가 꺼낸 첫 번째 카드는 '현지화'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50만대 늘리고 현지 부품 조달 비중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에서 판매할 차량을 미국에서 만들고, 핵심 부품도 현지에서 조달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지화는 단순히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생산과 조달을 현지에 두면 관세와 물류비 부담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 수요에 맞춰 생산량과 차종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 중국차와 가격 경쟁이 벌어지더라도 비용 구조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생산·조달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100개 이상의 신차 및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고, 이 가운데 58개를 북미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약한 차급과 세그먼트, 이른바 '화이트 스페이스'를 공략해 미국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전동화 전략에서도 한 가지 방식에 베팅하지 않는다. 전기차 전환은 계속 추진하되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를 함께 확대한다. 미국 소비자가 충전 인프라와 주행거리 등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 사이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수요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모델이 2027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싼타페 EREV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총 주행거리는 600마일 이상을 목표로 한다. 전기차처럼 주행하면서도 장거리 이동과 충전 불안을 줄이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동화 차량 판매 비중을 60%까지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운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무뇨스 사장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축은 '수직계열화'다. 철강과 배터리, 소프트웨어 등 자동차 원가와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를 그룹 차원에서 확보해 외부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철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참여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기반 제철소에 58억달러를 투자했다.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연간 270만t의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할 예정이며, 현대차·기아의 미국 생산기지에 공급하는 현지 철강 공급망의 핵심 축이 된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철강을 현대차그룹 차량에 최대한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의 배터리 생산 규모가 중국보다 뒤처져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 내 생산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에서 SK온과 배터리 합작사업을 진행하는 등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핵심 소재·부품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결국 무뇨스 체제의 현대차가 중국차를 상대하는 방식은 '중국차를 막는 것'이 아니라 중국차와 가격 경쟁을 해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가깝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원가 절감을 통해 매출원가율을 낮추고, 원가 혁신과 소재비 절감, 현지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030년 영업이익률 목표도 기존 8~9%에서 9% 이상으로 상향했다. 중국차의 가장 무서운 경쟁력은 단순히 싼 가격이 아니다. 빠른 개발 속도와 가격 대비 상품성, 공급망 경쟁력이 동시에 움직인다는 데 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을 가까이서 경험한 무뇨스 사장이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유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호세 뮤뇨스 사장이 추구하는 미국 전략은 단순한 방어전과는 거리가 있다. 생산은 현지화하고, 제품은 다양화하고, 파워트레인은 다변화하고, 핵심 부품은 내재화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중국차의 미국 진입 가능성을 전제로 현대차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것이 무뇨스 사장이 꺼낸 '미국 생존카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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