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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외국인관광객?…누구를 위한 ‘2026 서울 미식 10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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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수 기자 | 박세영 기자

승인 : 2026. 10.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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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선정된 식당 25곳 전수조사
강남 편중-고가 식당 중심 선정 여전
100선 중 15개 자치구는 한 곳도 없어
외식업계 이해 반영되는 평가위원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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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서울시가 서울의 다채로운 미식문화를 한눈에 만나 볼 수 있다며 최근 선정한 '2026 서울 미식 100선'이 예년과 같이 특정 지역에 치우친데다 음식값도 고가 일색이어서 제도 자체를 손봐야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시가 올해 미식 100선을 선정하면서 새롭게 이름을 올린 식당 25곳도 이같은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아시아투데이가 올해 새로 선정된 식당을 전수조사한 결과, 25곳 중 절반 이상인 13곳이 강남지역에 편중됐고, 나머지 2곳(신라호텔 팔선,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호빈)도 최고급호텔에 있는 고가식당이었다.

이들을 포함한 미식 100선 식당 100곳의 분포도 마찬가지다. 강남구가 압도적으로 많아 45곳을 차지했고, 서초구(4곳)와 송파구(1곳)를 포함하면 50개 식당으로 강남지역이 절반을 차지했다.

반면 강동·강북·관악·광진·구로·금천·노원·도봉·동대문·동작·서대문·성북·양천·은평·중랑 등 15개 자치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북 도심은 종로(14곳), 중구(15곳), 용산(11곳)구가 40곳에 달했다. 나머지는 마포 4곳, 성동 3곳, 영등포 2곳, 강서 1곳이었다.

이같은 지역 편중의 문제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자칫 '서울에는 가보고 싶은 식당이 강남과 서울 도심에만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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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음식 가격대도 문제다. 올해 새로 선정된 강남의 A한식당은 저녁코스가 18만원 이었고, B식당은 점심세트가 10만원대 후반, 저녁은 20만원대 후반에 달했다.

유명 셰프가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차려주는 고급 식당 C와 D의 메뉴는 각각 30만원대, 코스요리를 제공하는 E식당도 20만~30만원이었다. 이외 다른 식당들도 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고가 위주의 식당들로 구성되어 시민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같은 고가 일색의 식당 구성은 '로컬 맛집' 즉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을 경험하는 글로벌 관광 트렌드와도 맞지 않다. 로컬 맛집이나 숨은 명소를 소개하면 조회수 등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로컬을 집중조명하는 현실과는 다르다.

앞서 서울시의회가 미식 100선이 고가 식당으로 편중됐다는 지적에 서울시는 문제점을 인정했으나 현실은 아직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

지난 2024년 강남이 지역구인 김형재 서울시의원은 "한식당 보다 양식당이 많아 한국의 맛을 알리려는 사업취지에 괴리됐다, 20만원 이상의 고가 식단이 많다. 평범한 시민과 일반 외국인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식당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보완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지적한 내용을 반영해 전반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 했었다.

또 선정과정에 참여한 평가위원도 당시에 푸드저널리스트, 전문 셰프, 푸드 콘텐츠 전문가 등 외식업계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올해도 숫자만 늘었을 뿐 구성 내용은 별반 바뀌지 않았다. 시민을 위한 미식 100선인데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가 예나 지금이나 빠져있는 것이다. 외국인관광객도 마찬가지다.

이럴바엔 차라리 차별화된 파인 다이닝(고가 식당이나 고가의 정찬을 뜻함)과 접근성이 높은 '서울 미식 100선'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자는 의견도 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대중적인 음식은 청결·위생을 검증하기 까다롭다 보니, 아무래도 품격과 서비스를 갖춘 파인다이닝을 선정했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가격 고려를 덜 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단을 이원화하거나 대중적 음식의 가격대별 카테고리를 분류해 별도로 만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지역 편중 문제에 대해선 "한쪽만 계속 소개하면 균형 발전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서울시 전체로 관광객이 고루 퍼지도록 각 자치구의 역사·문화 유산이 담긴 맛집을 엮어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파인다이닝은 외국에도 많은데, 미식이 꼭 고가일 필요는 없다"며 "한 끼에 수십만 원인 식사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정갈한 음식 한 상"이라며 "지금 방식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미식의 조건을 몰라 벌어진 일"이라며 "외형적 여건보다 토속적인 맛을 어떻게 보존해 왔는지에 초점을 맞춰 평가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서울을 맛보는 특별한 7일, 2026 서울미식주간'은 이달 23일부터 29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서울 전역에서 열린다. 서울 레스토랑 위크, 서울 미식마켓, 서울 미식투어, 서울 미식클래스, 서울 미식어워즈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시민과 관광객을 찾아간다.

2026서울미식주간 키비주얼 프로그램
오는 23일 개막해 일주일간 열리는 2026 서울미식주간 포스터.
한평수 기자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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