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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판을 새로 짜는 일이 거대한 과업이 되면서 지방은 정책의 시야에서 밀려나는 모습이다. 올 여름 내놓은 8·13 대책이 대표적이다. 수도권에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비수도권에 별도로 배정된 공급 목표는 없었다. PF 대출이자 1%포인트(p) 지원은 서울·경기 사업장에 한정됐고, 공사비 보증 특례도 수도권에만 적용됐다.
그사이 지방 시장의 체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8월 비수도권 주택 인허가는 6만787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인허가가 5.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8월 비수도권 분양 물량도 2708가구로 1년 전보다 57.1% 급감했다. 반면 수도권 분양은 40.6% 늘었다.
미분양은 정반대 흐름이다. 올 8월 말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만9998가구로 한 달 새 2.5% 증가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 2만8080가구 가운데 2만3711가구, 약 84%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공급이 줄어도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올 9월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집값은 0.60%, 서울은 0.84% 상승한 반면 지방은 0.02% 오르는 데 그쳤다. 공급 감소가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주택 수요를 뒷받침할 기반 자체가 약해졌다는 신호다.
그런 점에서 지방이 정책에서 소외됐다는 지적은 절반만 맞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외부 수혈에 기대 반등과 침체를 반복해 왔다. 정책 역량이 수도권으로 쏠리자마자 체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은 그만큼 시장의 자생력이 취약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수도권 식 대책을 지방에 그대로 옮겨 붙이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없다. 지방은 쌓인 미분양을 해소하는 동시에 다가올 공급 절벽에도 대비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어서다.
즉 지방 부동산에 필요한 것은 일회성 부양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요를 만들어낼 기반이다. 산업과 일자리, 정주 여건이 주택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구축하지 못하면 수도권의 판이 새롭게 짜여도 지방은 그 바깥에 머물 수밖에 없다. 국토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수도권 부동산 판 교체가 지방의 소외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제는 두 시장의 공생을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할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