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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간선거 참패에도 이란전쟁 정당화…밴스는 책임론 제기, 트럼프와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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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11. 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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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전쟁 영향 인정하면서도 헤그세스 국방장관 유임 선언
밴스, 이란전쟁 책임론 제기하며 트럼프와 정책적 거리두기
민주당, 트럼프 일가·행정부 조사 예고…트럼프는 거부권 대응 예고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신축 연회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던 중 발언하고 있다./AP·연합
【기사 요약】
▲ 밴스 부통령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 원인을 이란전쟁으로 지목하고 전쟁 종식과 물가 대응을 요구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선거 영향을 인정했지만, 기존 결정을 옹호하며 헤그세스 국방장관 유임을 밝혔다.
▲ 공화당은 트럼프가 지원한 후보들의 패배와 지지층 이탈로 지도부 재편에 들어갔다.
▲ 민주당은 생활비 대책과 행정부 조사를 예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맞설 방침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4일(현지시간) 엑스(X)에 "우리가 패배한 이유는 전쟁"이라며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과 연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전쟁 결정은 옳았으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도 교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새 의회 출범을 앞두고 생활비 대책과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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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뉴욕주 롬의 그리피스 국제공항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AP·연합
◇ 밴스, 트럼프 지지층 이탈 인정…전쟁 종식·생활비 대응 요구

밴스 부통령은 엑스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밴스 후보에게 투표했던 유권자 상당수가 이번에는 민주당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된 문제는 투표율이 아니다"라며 공화당 지지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왔어도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밴스는 이탈 유권자들의 복귀 조건으로 전쟁 종식, 생활비와 인플레이션 대응, 미국 우선주의 실천, 이스라엘과의 관계 변경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패배한 이유는 전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6년 동안 상원 다수당을 잃을 만큼 전쟁이 가치 있었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 이민자를 고용한 기업에 단속을 집중하는 방식의 변화에는 열린 입장을 보였지만, 불법 이민자 사면에는 반대했다.

로이터통신은 밴스의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전쟁 정책과 거리를 두는 이례적인 공개 입장으로 평가했다. 밴스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쟁의 선거 영향을 인정했다고 설명하며 개인적 대립으로 확대되는 것은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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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작업자들이 3일(현지시간) 테헤란 중심부에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왼쪽부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J.D. 밴스 미국 부통이 부상을 입고 옷이 찢어진 모습으로 묘사된 대형 광고판을 설치하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이란전쟁 영향 인정하면서도 정당화…헤그세스 유임 선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공사장에서 밴스의 진단에 "대체로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다시 해야 한다면 다시 해야 할 것"이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전쟁을 결정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전쟁이 패배 원인의 일부였지만,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자체보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정치적으로 가장 큰 부담이었다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 교체 가능성에는 "아니다. 그는 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미국 CBS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헤그세스 장관의 유임 여부를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개적인 유임 방침과 내부 논의에 관한 보도가 엇갈린 셈이다. 민주당은 이미 하원에 제출된 헤그세스 장관 탄핵소추안의 처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라크 전쟁 장기화와 부패 스캔들 속에 상·하원 다수당을 잃었을 때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장관 교체를 부인하고,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오히려 민주당을 파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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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스피드스터 주유소에 보통·중급·고급 휘발유와 경유의 갤런(3.785ℓ)당 가격이 표시돼 있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와 의약품 등 생필품 가격 급등이 유권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의회 권력을 좌우할 상·하원 의석과 수십 명의 주지사, 수천 개의 주정부 공직이 결정된다./AFP·연합
◇ 경제 중시 유권자 민주당 지지 51%…생활비·전쟁 부담 확인

전쟁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물가에 대한 유권자 불만과 맞물렸다. AP통신과 주요 방송사의 7만9000명 이상 대상 조사에서 약 90%가 생활비를 결정적 또는 주요 투표 요인으로 꼽았다. 약 3분의 2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물가가 더 올랐다고 답했다. 60% 이상은 미국의 이란 군사행동을 잘못된 결정으로 평가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유권자 중 51%가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2024년 대선에서 같은 쟁점을 최우선으로 꼽은 유권자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18%였다. FT는 이란전쟁과 관세 정책이 에너지·수입품 가격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선거 전날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3.785ℓ)당 3.46달러(4643원),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당일 오전 "인플레이션은 해결됐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의회를 유지하면 성인 1인당 5000달러(671만원)를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지만,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WSJ는 평가했다. 보수 성향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정책연구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높인 무역전쟁을 시작한 뒤 생활비에 대한 유권자 우려를 경시했다고 F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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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주 하원의원이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롱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개표 행사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연설하고 있다. 탈라리코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을 꺾고 당선됐다./AFP·연합
◇ 트럼프가 지원한 팩스턴·그레이엄 패배…머스크 거액 지원도 무위

공화당의 패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원한 후보들에게서도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 공화당 경선에서 존 코닌 현역 상원의원 대신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을 지원했다. 그러나 팩스턴은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에게 패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한 달린 그레이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에게 졌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한 마이클 와틀리 공화당 후보가 로이 쿠퍼 전 민주당 주지사에게 패배했다. 미시간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후보가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미국 아메리칸대의 토머스 칸 교수는 텍사스주에서 존 코닌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면 낙승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선거에 4억4600만달러(5985억원)를 투입했다. 이 가운데 약 2억달러(2684억원)를 텍사스주 상원 선거에 썼지만, 지원 후보가 패배했다. 머스크가 설립한 정치자금 모금단체 아메리카팩이 자금을 투입한 연방 선거구 44곳에서 이날 현재 승리가 확인된 곳은 3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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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오른쪽)이 9월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기업 경영진과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발언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은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공화당의 참패는 막대한 선거자금을 투입한 머스크에게도 패배로 평가됐다./AFP·연합
◇ 민주당, 부패 조사·물가 대책 병행…트럼프 일가와 머스크 겨냥

민주당은 내년 1월 출범하는 새 의회에서 행정부에 대한 감독과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으로 유력한 로버트 가르시아 민주당 의원은 엑스에 "변호사를 선임하라(Lawyer up)"고 적었다.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도 "소환장(Subpoenas)"이라는 한 단어를 게시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과 연방정부 계약, 기업 부패 의혹 등을 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이 지난해 최소 14억달러(1조87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사업이 법률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과 정부 계약도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유권자들이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 생활비를 낮추는 성과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와 의료비 인하를 위한 100일 의제를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부패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의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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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왼쪽)이 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더뷰크 지역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존슨 의장은 3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뒤 하원 공화당 지도부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AFP·연합
◇ 트럼프, 거부권 경고…공화당 하원 지도부 교체 경쟁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과 강경 대응을 동시에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협력하겠지만 자신에게는 거부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2년 동안 모든 법안에 거부권만 행사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백악관 관리는 악시오스에 민주당이 조사권을 남용하면 연방정부의 권한을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통제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급진적인 정책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을 확보했지만, 필리버스터 종결에 필요한 60석에는 못 미친다. 대통령 거부권 무효화에 필요한 양원 각각 3분의 2 의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교체 움직임이 시작됐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내년 공화당 하원 지도부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짐 조던 의원과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이 후임 경쟁에 뛰어들었다. 조던 의원은 공화당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전략가 더그 헤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얘기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패배 원인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공화당의 재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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