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대외적 브랜딩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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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세계의 지난해 기준 순매출 6조5700억원 중 비중을 살펴보면 내실있는 성장을 하고 있는 백화점 사업이 40%를 차지하고, 면세와 패션·코스메틱·가구 브랜드 등 그외 사업이 60%를 차지한다. 백화점 외 사업군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하지만 이중 순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업황 회복을 못하면서 수렁에 빠진 상태다. 신세계의 면세사업을 이끄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영업손실 35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점 업계의 업황 부진은 현재 신세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 발표와 올해 2월 4분기 실적 발표 때 적자로 돌아선 면세 사업 현황이 공유되며, 주가는 5.37%나 떨어지며 출렁거렸다.
순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부진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컨템포러리 패션과 코스메틱 브랜드를 수출 효자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지만, 성과는 아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연 매출은 1조30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44.92% 줄었다. 성장 동력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신세계의 밸류업을 위해선 백화점 외에 다른 계열사의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을 위한 더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이 공유돼야 한다고 본다. 결국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특히 면세사업과 인터내셔날의 돌파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정유경 회장의 대외적 리더십 브랜딩도 구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유경 회장은 평소 조용한 성격 탓에 재계의 대표적인 '은둔형 경영자'로 꼽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여온 오빠 정용진 회장과는 대조적이다. 정유경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 후 단 두번의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췄다. 또한 이번 인사로 부회장 직위를 건너뛰고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경영 능력을 평가할 시간도 없었다는 시각도 있다.
앞으로 경영 수장으로서 ㈜신세계만의 방향 설정에 어떤 구심점을 할지 물음표를 가진 상황이다. 반면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SNS논란을 딛고 대규모 주식 매입과 1주년 경영 전략의 발표 등 회장 취임 후 새로운 리더십을 잘 그려주고 있다.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로 유통업계 최대 위기 상황에서도 가장 빠르게 변화를 수용하며 신세계그룹의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전에는 대부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이나 외부 활동을 맡기고 본인은 전체적 방향 설정 등의 역할에 집중해왔다면, 정유경 회장이 승진 이후 대외 노출을 확대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