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역할 변화 강조…병력 감축 가능성 언급
동맹 현대화, 한미 역할 분담…역내 자산 재배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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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8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에서 지난해 12월 취임 후 국내 언론과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근 동맹 현대화, 주한미군 조정 및 역할 변화 등 한국의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항이 잇따라 논의되면서 한미연합사·주한미군사 사령관으로서 브런슨 사령관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능력·한미동맹의 능력에 대해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새로운 능력을 들여와서 (작전)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전략적 수준에서는 '능력'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면서 "작전적, 전술적 수준에서 숫자를 논할 수 있다. 하지만 전략적 수준에서는 '연합 기능으로 운용될 수 있는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합사 사령관으로서 한미 연합군의 운용을 고민하겠다는 브런슨 사령관의 의도로 비춰진다. 한국군의 능력이 고도화된 만큼 전략적 수준에서 한미 양군의 역할 분담을 통해 '연합 작전'에 투입 가능한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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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은 이어 "한국 서울, 일본 도쿄, 필리핀 마닐라를 잇으면 그려지는 삼각형 내 세계 교역량의 52%가 이동한다.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이 인근 나라들에 국한될 것이라 믿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러시아 해군이 동해쪽으로 남하했고 중국 해군이 제주 남방으로 돌아서 중·러 해군이 만나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중·러가 (군사적으로) 함께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국인들의 국내 미군기지와 우리 군의 기지를 몰래 촬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표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9·11 테러 이후 뉴욕 곳곳에 '무엇인가 이상하면 알려라(If you see something, say something)는 표지판이 붙었다. 이것은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총체적 접근 방식"이라며 "우리의 한미동맹, 연합훈련, 작전방식을 전 세계가 부러워한다. 누군가는 이 관계를 해치려 들고, 우리가 어떻게 훈련하고 작전하는지 알아내려 한다. 우리의 비대칭적 우위는 바로 동맹이다. 그것이 북·중·러와 맞설 수 있는 힘이다"고 했다.
이를 위해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군의 전략적 유연성 발휘를 촉구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면 한국도 함께 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고 전제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한국에 요청된 것은 북한을 상대하는데 더 큰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주한미군이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동맹을 현대화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는 것"이라며 "앞선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포대 중동 재배치는 전략적 유연성과 다르지 않다. 한반도 내에서 수행한 훈련 덕에 가장 높은 준비태세를 갖췄던 패트리어트 포대를 중동으로 재배치했다. 앞으로 우리 전력들이 어떻게 할당돼 있고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 총체적으로 보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용법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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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은 한국군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군은 매우 전문적이다, 한국군을 지휘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역이든, 다른 지역에서든 한국군보다 더 유능한 파트너를 가진 사령관은 없다"며 "우리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싸움은 둘이 함께하는 것이다. '같이 갑시다'는 말이 있다. 좋을 때뿐 아니라 나쁠 때도 같이 가는 것이다. 동맹은 피와 불, 전쟁 속에서 태어났고 75년 넘게 유지돼왔다. 한미동맹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관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