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대규모 이탈 등 유동성 촉각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7일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각각 'A-/부정적', 'BBB+/부정적'에서 'A-/하향검토', 'BBB+/하향검토'로 변경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롯데손보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건 롯데손보가 지난 5일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부과받은 데 따른 것이다. 롯데손보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종합평가 3등급, 자본적정성 부문 4등급을 받으며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롯데손보는 향후 2개월 내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운영 개선 등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하며,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에서 승인되면 향후 1년 간 개선작업을 이행해야 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미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지급이 정지된다. 한기평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미상환 건은 2건, 총 460억원 규모다. 발행시장에서 롯데손보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지난 5월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로 시장의 우려가 불거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본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급여력(K-ICS)비율 하락도 불가피하다.
퇴직연금에서의 대규모 자금 이탈 우려도 나온다.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6조6000억원으로 비중이 높은 곳이다. 올해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퇴직연금 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 퇴직연금에서의 자금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롯데손보는 유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대규모 자금 이탈로 유출액이 유입액을 크게 상회할 경우 단기적으로 유동성 측면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며 "롯데손보는 롯데 계열 물량 이탈 최소화, 보유 유동성 확대를 통해 유동성 관리 강화에 나설 예정이며 유사시 보유 채권 매각을 통한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평사들은 향후 롯데손보의 등급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신용평가는 "현 수준의 열위한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영개선권고로 사업기반이 약화되거나 유동성 위험이 커질 경우 신용도 하향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롯데손보의 신규 영업 추이와 퇴직연금 부문의 유동성 대응방안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