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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꿀여행페스타’, 두 달 만에 예산 3배 효과…반값여행으로 생활인구·상권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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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기자

승인 : 2025. 11. 13. 13:00

수도권 관광객 84%, 실제 방문객 1000명 이상
즉시정산으로 재소비 확대
2.3배 소비 효과…최종 1억2000만원 넘는 경제 효과 예상
소비액
#. 지난 10월 초 서울 노원구에서 양구를 찾은 김미정씨(가명, 42)는 "숙박·식사하면 10만원 돌려준다고 해서 왔다"며 "박수근미술관도 보고 특산품도 사니 비용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양구읍 숙박업소들은 예약이 조기 마감될 만큼 방문객이 몰렸다.

강원도 최북단 접경지역 양구군이 추진한 '양구꿀여행페스타'가 두 달 만에 투입 예산의 3배가 넘는 경제효과를 거두며, 소규모 지자체가 만든 체류형 관광 정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여행비를 지원하는 행사가 아니라 생활인구와 지역 상권을 지속적으로 잇는 구조를 만든 점이 성과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지역연령
수도권 관광객 집중 유입…지역·도시를 잇는 방식'

양구군이 9월 시작한 양구꿀여행페스타는 양구에서 사용한 금액의 절반을 즉시 돌려주는 구조다. 여기에 사이버군민증 가입과 협력 숙박업체 1박 의무화로 '관계 기반 체류'를 이끌었다. 사업은 한 달 만에 정원 500명이 조기 마감됐고, 모두 567명이 신청했다.

정산을 완료한 267명 가운데 84.3%가 수도권 관광객이었다. 경기도 44.9%, 서울 33.7%, 인천 5.6% 등 도시 비중이 압도적이다. 가족 단위 방문이 많아 실제 방문객은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체 소비액은 5705만원으로 상품권 지급액 2455만원의 2.3배였고, 1인당 평균 소비액도 21만3677원으로 농촌관광 평균보다 21% 높았다. 전체 신청자 567명이 모두 정산을 마칠 경우 직접 소비액은 약 1억2000만원, 상품권을 포함한 전체 경제효과는 1억7000만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투입 예산 대비 약 3.3배에 달하는 성과다.

이 같은 흐름은 접경지역·소규모 지자체도 체류형 방문객을 직접 유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수도권 방문 비중이 80%를 넘은 것은 최근 증가한 '근거리 체류형 여행' 수요와 양구군의 가격·동선 설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광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방문 동선을 설계하고 서비스 체계를 정비하면 도시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사례"로 평가한다.
사이버군민
사이버군민·협력업체 확대…지역관광 생태계가 커졌다

양구군은 이번 사업에서 사이버군민증을 필수 조건으로 넣었다. 단순 방문객 모집이 아니라 지속적인 생활인구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정책 방향 때문이다. 페스타 시행 두 달 만에 사이버군민증 신규 가입자는 1198명 증가했고, 전체 사이버군민은 4065명으로 확대됐다. 협력 숙박업소·식당·관광업체도 10개에서 43개로 대폭 늘어났다. 지역 업소들이 '반복 방문하는 관계 인구가 지역을 살린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사이버군민 대상 할인 제공이 관광객과 주민의 접점을 만들면서,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선하거나 서비스 확장을 고민하는 변화가 나타났다. 대학 연계 프로젝트로 방문한 청년층 유입도 이어지며 '양구를 지속적으로 드나드는 인구'를 넓히는 효과도 생겼다. 축제 중심의 단발 소비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차원의 관광 생태계를 키우는 흐름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즉시정산으로 지역·관광객 모두 만족…재소비 구조도 강화

올해 양구꿀여행페스타의 가장 큰 변화는 즉시정산 시스템 도입이다. 소비 영수증을 가져오면 사후 심사 없이 현장에서 바로 상품권을 지급해 당일 다시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게 했다. 관광객 만족도가 높아졌고 지역 상권의 매출 회전 속도도 빨라졌다. 협력 숙박업체인 삼호장모텔 관계자는 "손님이 늘어나니 서비스에 더 신경 쓰게 되고 지역 전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즉시정산 방식은 양구군이 강조하는 '체류 중 재소비' 구조를 만드는 핵심 장치이기도 하다. 농촌·산촌 관광지는 체류 시간이 짧아 소비가 지역 밖으로 빠져나가기 쉬운데, 체류 중 2~3회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양구군 관계자는 "캐시백을 받으려면 지역 내 소비가 필수이기에 지역 상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군은 사업 종료 후 만족도 조사와 소비 패턴 분석을 거쳐 내년에도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관광객 유치 실적 연계 인센티브'에서도 유리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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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꿀여행페스타와 연계해 열린 '한반도팜(farm) 플리마켓'도 눈길을 끌었다. 주민들이 직접 간판과 부스를 제작하며 주도한 이번 행사는 4회에 걸쳐, 16개 업체가 참여해 모두 2094만원의 매출과 4000여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한반도섬을 체류형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주민과 민간, 관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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