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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韓 의원단, 대미 투자 지렛대로 공세 의원 외교…301조·비자 문제 해결 촉구, 쿠팡 오해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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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27. 14:14

"대미 1600억달러 투자·83만 일자리" 팩트시트 제시
관세·비자·조선 협력 '패키지 요구'
美 하원 비공개 조사서 '쿠팡 청문회 영상' 공유
의원연맹·분과 추진 등 의회 외교 구조화 시동
한미의원연맹
더불어민주당 이훈기(왼쪽부터)·이언주·국민의힘 조경태·민주당 민홍철·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방미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한국 여야 국회의원들이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한국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기업들의 현실적인 우려를 공식 전달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특히 과거 1600억달러 투자 성과와 향후 35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지렛대로 관세 완화와 한국인 전문직 비자 문제 해결을 연계한 '패키지 요구'를 제시하는 등 공세적인 의회 외교를 펼쳤다.

한·미 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단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 상무부 및 연방 상·하원 의원들과의 연쇄 회동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단, 미 행정부·의회에 3500억불 대미 투자 '팩트시트'로 관세·비자 상응 조치 압박

이번 방미의 핵심 전략은 '팩트 기반 설득'이었다. 의원단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이후 4년간 한국이 미국에 1600억달러를 투자해 8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점과 최근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 영문본을 미국 의회와 행정부 인사들에게 직접 제시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단장은 "미국 의원들이 한국의 투자 규모와 기여를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팩트시트를 설명하자 상당한 공감과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의원단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301조 조사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동맹국이자 주요 투자국인 한국에 대해 관세 정책에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미국 상무부 측은 "상황을 이해하며 담당자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단은 이번 협의에서 관세 문제를 단순 통상 이슈가 아닌 비자·산업 협력과 연결된 구조적 사안으로 제기했다.

특히 투자 실행의 핵심 조건으로 '전문인력 비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미국은 숙련 노동자가 부족해 한국 기술자 입국이 필수적"이라며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조선 산업 협력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민홍철 의원은 "법 개정이 지연될 경우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한 예외 적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고, 미국 의원들도 이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경태 의원은 "상호주의 원칙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투자하는 만큼 미국도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원단은 미국 내 조선 인력 부족과 공급망 문제를 언급하며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산업 협력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이번 회동에서는 중동 정세에 따른 에너지 안보 문제도 논의됐다. 민홍철 의원은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미국도 동맹국의 경제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의회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을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대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왼쪽)가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진행된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조사에서 증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연합
◇ 美 하원 비공개 조사서 '쿠팡 청문회 영상' 공유…"차별 규제 아냐" 진화

이번 방문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진 이슈는 쿠팡 사태였다. 미국 연방하원 법사위원회는 2월 23일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를 상대로 한 비공개 조사(deposition)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국회의 쿠팡 관련 연속 청문회 생중계 영상을 조사장에서 공유(방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에는 한국 국회 상임위에서 진행된 질의 과정과 기업 증인 대응 장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계기로 미국 의회 내부에서 한국의 규제 방식과 청문회 절차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미국 의원들이 해당 영상을 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업을 대하는 방식이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 의원단은 사실관계와 제도적 맥락을 중심으로 적극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미국 공시(약 3000건)와 달리 실제 유출 규모는 3300만건 수준"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쿠팡의 정보 유출 규모보다 적은 2300만건이 유출된 SK텔레콤의 경우 50일 영업정지와 1300억원대 과징금이라는 훨씬 엄격한 제재를 받았음을 설명하며 '차별 대우' 프레임을 방어했다.

아울러 로켓배송 등으로 성장한 쿠팡이 한국 소비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국민 정서에 반하는 정보 유출 대응은 쿠팡의 경영 자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양국 의원들은 추가적인 갈등 고조를 자제하고, 법적 문제는 미국 내 소송 등 법적 테두리 안에서 풀어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미의원연맹단
더불어민주당 이훈기(왼쪽부터)·이언주·국민의힘 조경태·민주당 민홍철·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방미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한·미·일 의원연맹·에너지 안보 논의…의회 외교 '구조화' 시동

장기적인 협력 기반 구축을 위한 의회 외교 구조화 논의도 진행됐다.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주)·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주) 등을 중심으로 한·미·일 3국 의원연맹 구상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형두 의원은 "핵추진 잠수함,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전략 산업 협력은 의원 간 지속적 소통 구조가 필요하다"며 "의원연맹 분과 단위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원단은 이번 방미를 통해 미국 의회가 한국의 투자 규모와 정책 의도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설명하면 즉각적인 공감이 나온다"며 "지속적인 의원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원단의 방미는 3500억달러 투자 계획을 지렛대로 활용해 무역법 301조 조사, 비자 문제, 산업 협력, 쿠팡 갈등 등 복합 현안을 동시에 다룬 전방위 의회 외교로 평가된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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