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내일 임단협 투쟁 출정식
AI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 쟁점
사측, 노봉법에 하청 이슈도 부담
노무총괄 전면 내세워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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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윤여철 전 부회장 퇴임 이후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진 분위기지만 노무 조직을 다시 사장급으로 격상해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AI·생산 자동화·원청 교섭 확대 등 노사 갈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강력한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전 조합원 출정식을 진행하고 본격 투쟁을 예고했다. 지난 6일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의 시작을 알린 상견례를 개최한 이후 일주일 만이다.
올해 협상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6년간 이어온 무분규 타결 기록을 마감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노란봉투법' 이후 강화된 노동계 기조에 더해 AI도입과 생산 자동화라는 요소까지 겹치며 갈등 요인이 한층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외에도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방어하기 위한 '완전 월급제' 도입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월급제에는 단순히 급여 체계를 바꾸는 문제가 아닌 AI 로봇이 공정을 대체하더라도 조합원의 실질 임금과 고용안정성을 보장받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또 노란봉투법 실시 이후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이 협력사(하청)와의 원청 교섭에 직접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개별 임단협 쟁점에 원청 교섭까지 맞물리며 현대차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대차그룹은 지난 8일 노무 총괄 조직인 정책개발실의 수장을 부사장급에서 사장급으로 격상하고, 이 자리에 최준영 기아 사장을 앉혔다.
그룹 차원에서 노사 대응 조직에 다시 힘을 싣는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 노무를 오랜 기간 책임졌던 윤여철 부회장이 퇴진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윤 부회장 퇴임 이후 현대차는 노사 관계를 비교적 순탄하게 관리해 왔다. 하지만 최근 협력사와의 원청 교섭 이슈와 AI 도입 등에 따른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자 다시 강력한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날 기아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최 사장은 기아에서 다년간 노무를 총괄하며 협상력을 보여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조직이 개별 협상에 관여하진 않지만, 발전적인 노사 관계 구축과 그룹 차원의 일관된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현대차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책개발실을 사장급 담당으로 격상한 것은 개별 계열사의 협상을 넘어 상생협력 차원에서 그룹 차원의 일관된 노사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올해 임단협이 미래 생산 체계 전환의 방향성을 둘러싼 협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큰 쟁점은 메타플랜트 방식의 국내 도입 여부"라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감소한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어 "노조 역시 향후 로봇 도입과 생산 구조 변화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노무 총괄 조직을 사장급으로 격상한 것도 비용 절감과 생산 체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노사 갈등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