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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나오면 알려달라”… 부지 확정에 부동산 투자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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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07. 0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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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반도체 팹 광주송정역 일대
정부, 입지 조기 확정해 사업 속도전
투기 차단·알박기 방지 대책도 병행
기업은 땅값 상승 등 후폭풍 우려
반도체 특수 기대에 주변 지역 술렁
광주송정역 인근 도보에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환영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왼쪽). 광주송정역 인근 도로를 따라 주택가들이 형성돼 있다. 인근 군공항 이전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계획이어서 일대 부동산 시장에 수혜가 기대된다. /사진=전원준 기자
"발표 나자마자 전화가 계속 오네요. 다들 '지금 사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기자가 6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 인근에 위치한 신촌동 공인중개사무소.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부지를 이곳으로 확정하면서 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빗발치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광주도시철도 1호선 공항역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발표 전에도 문의는 있었지만 확정 발표가 나오자마자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아직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지만, 투자 문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총 8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에 맞춰 입지를 조기에 확정하고 후속 절차를 본격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주변 지역까지 수혜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광주송정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군공항 이전 부지뿐 아니라 광주송정역과 인근 주거지역, 장성 등까지 관심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도 '매물이 나오면 알려 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공항 이전 부지 일대는 KTX가 정차하는 광주송정역과 인접해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영산·황룡강과 가까워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용수 확보에도 유리한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업계에서는 정부가 투자 계획과 입지를 공개한 만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반도체 신규 생산기지 입지는 통상 극비로 관리되는데 정부 발표가 먼저 이뤄지면서 투기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함께 투자 계획을 먼저 발표하는 방식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부지가 공개되면 토지 가격 상승이나 보상비 증가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독자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사업 방향이 먼저 공개되는 상황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입지가 공개되는 순간 토지시장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는 토지 보상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삼성물산도 최근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원주민 이주대책 지원을 위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일대 공동주택을 약 250억원 규모로 매입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가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막대한 토지보상금과 매매차익으로 새로운 '땅부자'가 양산될 수 있다"며 여권 인사들의 호남권 토지 보유 현황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토지 취득 절차를 언급하며 "(그간 토지 취득 과정을 보면) 협의 취득 과정에서 '알박기'가 발생하면 사업이 크게 지연된다"며 "협의 취득과 강제 수용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상황인 만큼 어느 부지로 갈 것인지부터 빨리 확정할 필요가 있었다"며 "입지가 정해져야 전력과 용수 공급, 교통망, 정주여건 등 후속 인프라 계획도 구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입지를 조기에 확정한 것은 후속 인프라 계획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 사업 속도와 토지시장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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