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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옷만 파는 ‘자라’는 옛말…강남 한복판에 경험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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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8. 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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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층 2130㎡ 규모 플래그십
한국적 미감에 현대미술 더해
쇼핑 공간 넘어 체험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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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강남점 매장 이미지./인디텍스
서울 강남대로 한복판에 들어선 자라 매장에는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지는 대형 조형물이 매장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한국 설화에 등장하는 '이무기'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자라가 새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보여주려는 공간의 방향도 이와 닮아 있었다.

정식 개장을 하루 앞둔 27일 찾은 자라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는 기존의 대형 의류 매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상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과 카페, 디지털 서비스를 매장 안으로 끌어들였다.

자라는 기존 강남점을 신논현역 7번 출구 인근으로 옮겨 지상 3개 층, 영업면적 2130㎡(약 644평) 규모의 새 매장을 마련했다. 석재와 목재, 콘크리트, 금속 등을 활용한 매장은 높은 층고와 자연광 덕분에 넓게 느껴졌다. 매장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하는 '자라 아키텍처 스튜디오'가 공간 전체의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고 자라 측은 설명했다.

1층은 여성복 중심이다. 광택감이 있는 바닥과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사이에 목재 구조물을 배치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젊은 감성의 컬렉션과 데님 제품을 모아놓은 공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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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마련된 슈즈&백 전용 공간./이창연 기자
2층에서는 여성복과 함께 슈즈와 백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다. 가죽 제품을 중심으로 한 제품들이 별도의 공간에 모여 있다. 한쪽에는 긴 소파가 놓여 있었다. 신발이나 옷을 직접 착용해 본 뒤 잠시 머물며 제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2층에는 26개의 피팅룸도 마련했다.

1층에서 보였던 이무기 조형물은 2층에서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국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아워레이보와 함께 만든 작품이다. 한국 전통 궁궐 건축과 단청에서 가져온 조형적 요소를 현대적인 형태로 바꿨다고 자라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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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강남점 3층 애슬레틱 존./이창연 기자
3층은 자라 맨이 중심이다. 자라 오리진스와 애슬레틱즈, 각종 협업 컬렉션도 함께 배치했다. 남성복 공간은 기존 매장처럼 직선으로 상품을 나열하기보다 사선으로 구성했다. 입구에서 안쪽까지 시야가 길게 이어져 매장 전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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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강남점 1층 자카페 내부 전경./이창연 기자
매장의 또 다른 특징은 1층 한쪽에 들어선 '자카페'다. 매장을 찾은 고객 외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메인 파사드 코너에 배치했다. 내부 한쪽 벽에는 예술과 사진, 건축 분야의 한국 서적을 마련했다. 야외 테라스에는 물이 흐르는 수공간과 식재를 더했다.

쇼핑 방식도 달라졌다. 자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매장에 있는 상품의 재고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의류 상품에 무선 주파수로 정보를 인식하는 무선 식별(RFID) 태그를 부착해서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은 2시간 이내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모든 층에는 어시스티드 체크아웃 결제 공간을 마련했다. 온라인 주문 상품을 찾거나 반품하는 고객을 위한 공간도 따로 뒀다. 픽업과 반품 동선을 일반 쇼핑 공간과 분리해 매장 안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고객들이 뒤섞이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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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에스트라데라 인디텍스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사진왼쪽)와 송재용 인디텍스 한국·일본 총괄사장./이창연 기자
자라가 강남에 새 플래그십을 마련한 배경에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도 있다. 라울 에스트라데라 인디텍스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한국 시장을 단순히 아시아 지역의 한 국가로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가 자라의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자극이 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다른 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울 CCO는 "한국 소비자들은 패션뿐 아니라 리테일의 디테일에서도 요구 수준이 굉장히 높다"며 "선진화된 한국의 눈높이에 맞춰 꾸준히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배운 많은 것들을 전 세계에도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라를 운영하는 인디텍스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 매장 중 약 400개점을 이전하거나 새로 열고 기존 매장을 리뉴얼·확장했다.

송재용 인디텍스 한국·일본 총괄사장은 강남이라는 입지에 주목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트렌드가 빠르게 만들어지는 곳인 만큼 자라의 변화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송 사장은 "강남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권이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트렌드가 끊임없이 탄생하는 곳"이라며 "새롭게 문을 연 강남점은 단순히 매장을 새롭게 단장한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 자라가 고객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브랜드 경험의 방향을 담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변화가 일회성에 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라울 CCO는 향후 플래그십 매장 확대 가능성에 대해 "적절한 입지를 찾을 수 있다면 앞으로도 플래그십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고객을 찾아가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입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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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강남 플래그십 매장 전경./인디텍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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