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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S클래스 부럽지 않은 E클래스…6기통 엔진 단 벤츠 E450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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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9.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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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마력 직렬 6기통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조합
에어매틱·후륜 조향으로 안락함과 민첩함 동시에
화려한 슈퍼스크린까지…E클래스 최상위다운 구성
Mercedes-Benz E-Class Saloon (BR 214), 2023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벤츠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좀처럼 서두르는 기색은 없다. 빠르게 치솟는 속도계 숫자와 달리 운전자는 편온하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최상위 모델 'E450 4MATIC 익스클루시브(이하 E450)'의 가장 큰 매력은 모든 상황에서 느껴지는 '품격있는 여유'다.

E450을 타고 서울부터 양양을 오가는 장거리 시승에 나섰다. 11세대 E클래스 가운데 메르세데스-AMG 모델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하고 고급스러운 모델이다. 국내에서 가장 익숙한 수입 세단 가운데 하나인 E클래스지만 E450은 조금 결이 달라진다. 4기통 엔진이 주력인 E클래스에 직렬 6기통 엔진과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까지 더해지면서 한 단계 위 차를 타는 듯한 감각을 완성한다.

핵심은 보닛 아래에 있다. E450에는 직렬 6기통 3.0ℓ 가솔린 터보 엔진(M256M)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f·m를 발휘한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2세대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가속할 때 최대 17㎾의 힘을 보탠다. 변속기는 9단 자동변속기(9G-TRONIC), 구동방식은 네바퀴굴림이다.

381마력이라는 숫자만 보면 강력한 가속부터 기대하게 되지만 실제 주행에서 먼저 느껴지는 건 부드러움이다. 출발부터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엔진 회전수가 급격하게 치솟거나 변속기가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은 만큼 두툼하게 힘을 내고 어느 속도에서도 한 번 더 차를 밀어낼 충분한 출력이 남아있다.

특히 고속 영역으로 접어들수록 6기통 엔진의 장점이 선명해진다. 가속페달을 조금 더 밟으면 지체 없이 속도를 붙이지만 차체의 움직임은 여전히 차분하다. 추월을 위해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도 엔진은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없다.

4기통 엔진도 터보 차저를 붙여 충분한 출력을 뽑아내는 시대지만 숫자로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는 남아 있다. 엔진 회전수가 오르는 과정의 매끄러움과 가속할 때 전달되는 질감이다.

승차감에서도 최상위 E클래스의 성격이 드러난다. E450에는 에어 스프링과 어댑티브 ADS+ 댐퍼를 조합한 '에어매틱' 서스펜션이 기본이다. 주행 조건과 속도, 차에 실린 하중에 맞춰 서스펜션을 조절한다.

노면의 작은 충격은 둥글게 걸러낸다. 그렇다고 차체를 무작정 물렁하지도 않다. 속도를 높이거나 방향을 빠르게 바꿀 때는 차체를 안정적으로 붙잡는다. 한마디로 편안하지만 운전자와 도로 사이의 감각까지 지우지는 않았다.

여기에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민첩한 움직임을 완성하는데 일조한다. 최대 4.5도까지 뒷바퀴를 조향해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을 줄이고 속도가 올라가면 차체 안정성을 높인다.

덕분에 차체 크기에 비해 움직임이 부담스럽지 않다.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돌거나 주차할 때는 예상보다 차가 쉽게 따라 들어오고 굽은 길에서는 앞뒤 차축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정숙성 역시 인상적이다. 일상적인 속도로 달릴 때는 6기통 엔진의 존재가 희미할 정도로 조용하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잘 억제돼 있어 운전자가 속도를 실제보다 낮게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비로소 6기통 엔진의 소리가 실내로 들어오지만 이마저도 자극적이라기보다는 차의 성격을 알려주는 정도다.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E450이 E클래스의 꼭대기에 있는 모델이라는 사실은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실내 중앙과 동승석을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채운 MBUX 슈퍼스크린 덕이다. 3세대 MBUX를 기반으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동승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와 별도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화려함만 강조한 것은 아니다. 이전 세대보다 휠베이스가 20㎜ 길어지면서 실내 공간도 여유롭다. 뒷좌석 레그룸은 최대 17㎜, 뒷좌석 너비는 25㎜ 늘었다. 운전자가 직접 몰고 다니는 세단으로도, 가족을 태우는 차로도 부족함을 찾기 어렵다.

Mercedes-Benz E-Class Saloon (BR 214), 2023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 대시보드./벤츠
외관에서는 익스클루시브 특유의 고전적인 벤츠 분위기가 강하다. 보닛 위에 솟은 삼각별과 수평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스포츠 세단보다는 전통적인 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최근 벤츠가 삼각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에는 E클래스가 오랫동안 쌓아온 정통 세단의 비례가 남아 있다.

E450을 타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S클래스가 떠오른다. 단순히 디자인이 닮아서가 아니다. 직렬 6기통 엔진이 만들어내는 매끄러운 가속과 에어매틱이 다듬는 승차감, 정숙한 실내가 조합되면서 E클래스와 S클래스 사이의 간격을 상당히 좁혀 놓았다.

물론 E450이 S클래스를 대체할 수는 없다. 차체 크기와 방음, 뒷좌석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대형 세단 특유의 중후함까지 같을 수는 없다. 대신 E450은 직접 운전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E클래스의 크기를 유지하면서 S클래스에서 기대할 법한 주행 질감과 고급 사양을 상당 부분 가져왔다. 오너드리븐 세단이라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장점이다.

다만 가격도 그만큼 높다. E450 4MATIC 익스클루시브는 E클래스 안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가격은 1억1571만원.

E450의 가치는 '얼마나 빠른가'보다 '얼마나 여유롭게 달리는가'에서 드러난다. E클래스의 다루기 편한 크기와 실용성을 유지하면서 6기통 엔진의 매끄러움과 에어매틱의 편안함을 더했다. S클래스의 크기와 가격까지는 필요 없지만 그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주행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E450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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