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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탐방] 운용자산 규모 60조 이지스… 리츠로 수익자와 함께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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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04. 23. 17:57

부동산 통해 투자자 확대 전략
독립 구조·투명 배당 원칙 유지
실물 자산에 강점… "미래 자신"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이지스자산운용이다. 이지스운용의 올해 4월 현재 총 운용자산(AUM)은 약 67조원으로 이중 부동산 실물자산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TDF(타깃데이트펀드) 등 금융상품을 운용하며 수익을 얻는 경쟁사와 달리, 이지스운용은 부동산 실물자산을 주력으로 하는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다.

국내외 오피스, 리테일, 물류,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자산군을 운용 중이다. 이규성, 강영구 2인 각자 대표 체제 하에 리얼에셋,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인프라, 해외투자 등 각 부문 대표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근 이지스운용은 상장 리츠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자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투자 심리가 살아나자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성장 동력으로 다시 떠오르면서다. 이지스운용은 운용의 기본 구조부터 재정비하고 신뢰 기반을 확보해 부동산 자산의 발굴, 평가, 리츠 상품 편입까지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리츠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조직을 개편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환석 이지스운용 리츠부문 대표는 23일 "장기 보유에 적합한 부동산 자산을 선별해 상장 리츠로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리츠 가격에 대해선 "현재 리츠 ETF나 상장 리츠 주가는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국내 최초 주거용 리츠인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주가는 올해 1월 22일 최저점 3765원을 기록한 이후 23일 기준 4215원 수준이다. 3개월간 13% 상승하긴 했지만, 금리 인하 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라는 설명이다. 다만 조 대표는 "상장 리츠 시장은 아직 성장기에 있다"며 "장기 투자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츠 전략의 가장 큰 차별점은 비스폰서 구조에 있다. 흔히 리츠는 그룹이나 모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편입해 운용하는 스폰서 구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지스운용은 시장에서 직접 부동산 자산을 발굴하고 평가한 뒤 내부 심사를 거쳐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수익자의 이익이다. 투자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자산 평가, 투자 전략, 배당 정책 모두 수익자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인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런 운용 철학과 전략은 리츠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조직 개편으로 더 명확해졌다. 기존 리얼에셋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리츠 부문을 별도로 분리하고 투자설명, 배당정책 결정 등 주요 의사결정 권한을 리츠부문 운용 책임자에게 부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상품별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철저히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리츠 전략은 실물 중심의 자산운용 강점을 바탕으로 설계돼 있다. 자산을 선별하는 단계에서 수익자의 관점을 우선 반영하고 자산 운영에서 임대 안정성과 리모델링 가능성까지 따져 실질적인 배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한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서울 태평로의 태평로빌딩, 광화문의 트윈트리타워와 판교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R&D센터를 핵심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다. 트윈트리타워의 경우, 기존에는 소유 지분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던 것을 이지스운용이 직접 통합해 단일 소유로 만들었고, 태평로빌딩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평가이익을 끌어올렸고 특별배당을 실시해 투자자에게 우선적으로 수익을 배분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주당 612원의 특별배당을 지급했으며, 이는 약 12% 달하는 배당수익률이다. 자산 매각 없이 평가이익만으로 특별배당을 실시한 점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 하나의 전략적 성과는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확인된다. 이지스운용은 23년 국내 상장 리츠 최초로 A- 등급의 ESG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자금을 4%대의 낮은 금리로 조달했다. 리츠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흔한 방식이지만, 상장 리츠 중 A- 등급의 ESG회사채 발행은 최초 사례다. 

조직 차원에서도 리츠 부문을 보다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리얼에셋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리츠 부문을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분리했고, 각 리츠 상품마다 전담 운용 조직을 별도로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 설명 자료, 정보 공시, 배당 정책 등에서 명확한 독립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상품별 운용 책임자가 자산 선정과 투자 전략 결정 등에서 더 강한 권한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됐다.

앞으로 이지스운용은 리츠 부문의 외연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오피스와 주거형 리츠에 더해 물류, 데이터센터(DC), 생활형 인프라 등 다양한 신규 자산군을 리츠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안산에 40MW급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2027년 준공 예정이며, 인베스코와 삼성물산 등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리츠를 통해 향후 글로벌 투자자들까지 포괄하는 IR 전략으로 리츠 부문을 국제적인 투자처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지스운용의 리츠 전략은 단기적인 수익률 경쟁이나 배당률의 숫자보다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신뢰 형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조 부문 대표는 "리츠를 단지 배당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와 자산,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장기적인 구조 플랫폼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앞으로 리츠가 투자자들에게 신뢰받기 위해서는 결국 철저한 구조 설계와 명확한 운용 철학이 필수적"이라며 "이지스자산운용의 리츠는 자산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를 키우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준보 기자 junboshim13@
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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