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선점·상품화 가속…"브랜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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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의 속도는 편의점 매대에서 가장 먼저 확인됩니다. SNS에서 포착된 트렌드가 즉각 상품화되면서, 편의점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속도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의 화제가 실물 상품으로 구현되는 데 걸리는 시차가 사실상 무의미해진 분위기입니다.
최근 두바이쫀득쿠키 열풍을 뒤로하고 새롭게 떠오른 대만 디저트 '버터떡'이 대표적입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U가 지난 16일 업계에서 가장 먼저 관련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중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도 관련 상품을 잇달아 선보입니다.
과거 편의점 신상품은 기획부터 출시까지 평균 2~3개월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기간을 1개월 이내로 줄이는 단기 사이클이 업계의 경쟁력이 됐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뜨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보일 때 움직이면 이미 늦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유행을 뒤쫓는 게 아니라, 유행이 되기 직전 길목을 선점해야 수요와 공급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발 빠른 트렌드 포착이 핵심입니다. 실제 CU의 디저트 담당 MD는 버터떡이 한국에서 화제가 되기 전부터 해외 시장에서의 유행을 선점, 이미 제품 기획을 시작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덕분에 기획부터 생산은 약 1개월이 걸렸음에도, 소비자들은 유행을 인지함과 동시에 집 앞 CU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시차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출시 3일 만에 약 2만5000개가 예약 구매됐습니다.
유연한 생산 구조도 주효합니다. 세븐일레븐이 오는 25일부터 순차 출시하는 버터떡 시리즈는 기획에서 생산까지 단 3주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트렌드 주기가 극도로 짧아진 만큼, 유행 포착 즉시 생산 인프라를 갖춘 전문 제조사와 협력한 결과입니다. 일단 시장 반응을 살핀 뒤 스테디셀러 가능성이 검증되면 비로소 자체 브랜드(PB)로 전환해 운영하는데, 이는 초기 기획의 유연함을 확보하면서도 흥행 여부에 따라 효율적으로 브랜드화를 추진하기 위한 선택입니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디저트 상품에 힘을 주면서 관련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CU의 올해(1~2월) 디저트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으며, 세븐일레븐(1월 1일~ 3월 20일)도 전년 동기 대비 4배 상승했습니다.
다만 디저트는 편의점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품목은 아닙니다. 유행이 시작되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지만, 채널 특성상 판매가를 무작정 올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열기가 빠르게 식을 경우 남는 재고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편의점이 디저트에 집중하는 이유는 강력한 '집객 효과'에 있습니다. 편의점이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강력한 '미끼'가 바로 디저트인 것입니다. 주 이용층인 1030세대의 높은 선호도와 SNS 확산력은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 동력이 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저트를 사러 온 고객이 다른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진짜 전략"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화제성 선점이 곧 방문으로, 다시 연관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노린다는 설명입니다.
'어제' SNS 속에서 본 디저트가 '오늘' 퇴근길 집 앞 편의점에 진열되는 세상. 지금 편의점 업계는 그 유행의 정점에서 가장 치열한 속도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