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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이란 전쟁에 “2022년 경제 붕괴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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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4. 05. 16:01

연료 배급제에 유류 33%·전기 최대 40% 인상
2022년 디폴트·대통령 퇴진 악몽 되살아나
IMF, 29억 달러 구제금융 조건 완화 여부 검토 중
SRI LANKA-ENERGY-POLITICS-POVERTY <YONHAP NO-3191> (AFP)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콜롬보 외곽 코타헤나의 한 랑카 IOC 주유소에 영업 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AFP 연합뉴스
이란전쟁과 대형 사이클론의 이중 타격을 받은 스리랑카가 4년 전 경제 붕괴의 재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연료 배급제를 시행하고 유류 가격을 3분의 1 인상했으며, 전기요금도 최대 40% 올렸다. 지난 3일부터는 수자원을 아끼고 양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시간까지 제한하기 시작했다.

연료를 사재기하는 풍경은 스리랑카인들에게 2022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스리랑카는 460억 달러(약 69조4646억 원)의 외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국가부도)에 빠졌고, 인플레이션이 70%까지 치솟았다. 경제 실정과 부패 혐의를 받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에 밀려 축출됐다.

이런 가운데 당시 라자팍사 퇴진을 이끌었던 전선사회당(FSP)이 현 정부에도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FSP 정치국원 두민다 나가무와는 AFP에 "이 경제 위기에 대한 반응은 정치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받은 막강한 위임 덕분에 경제적 충격이 아직은 정치적 폭발 없이 국민에게 흡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의 좌파 정당 인민해방전선(JVP)은 2024년 9월 대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11월 총선에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국민들의 체감은 다르다. 콜롬보 야시장의 한 상인은 AFP에 "더 나은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투표했지만, 나라가 오히려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또 다른 상인은 "시위를 해봐야 나라가 이미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어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11월 2004년 아시아 쓰나미 이후 최악의 재해인 사이클론 디트와가 덮치며 641명이 사망했다. 당시 세계은행 추산한 피해는 약 41억 달러(약 6조1914억 원)에 달한다. 정부는 12월 복구를 위해 5000억 루피(약 2조3960억 원)의 추가 지출을 발표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억600만 달러(약 3110억 원)의 긴급 자금도 확보했다.

인권변호사 바바니 폰세카는 사이클론 대응을 위해 선포된 비상사태가 시위 억압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22년과 같은 수준의 시위는 보이지 않지만, 이는 국민이 당장의 생필품 확보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비상사태법이 부여한 광범위한 체포·구금 권한이 향후 몇 주, 몇 달간 인권을 더 침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IMF의 구제금융 조건도 변수다. IMF 대표단이 현재 스리랑카를 방문해 29억 달러(약 4조3790억 원) 규모 4년 구제금융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7억 달러(약 1조570억 원) 분할금 지급 여부를 검토 중이다. 스리랑카 당국은 전쟁과 사이클론이라는 외부 요인으로 경제 여건이 악화된 만큼 긴축 조건의 완화를 IMF에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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