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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하노이行 앞두고…日, 베트남에 원유 400만 배럴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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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4. 29. 10:24

응이선 정유공장 10일치 분량…호르무즈 우회 노선 공급
팜 민 찐 前 총리 3월 서신 요청에 일본 측 응답
5·1 정상회담 의제 '에너지 안보' 사전 가시화
JAPAN-MONTENEGRO-DIPLOMACY <YONHAP NO-4348> (AFP)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AFP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일본 종합석유사 이데미쓰코산이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는 우회 항로로 약 400만 배럴의 원유를 베트남에 공급하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일본 닛케이아시아와 베트남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이번 공급분 약 400만 배럴은 베트남 정유 가동 기준 약 10일치 수요에 해당한다. 중동산이지만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는 항로로 운송돼 베트남 정유공장에서 연료와 석유화학 원료로 가공된다. 닛케이아시아는 "베트남은 자체 석유 매장량이 일본보다 적어 원유 확보에 줄곧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지난 3월 당시 총리였던 팜 민 찐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원유 확보 지원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고 전했다.

원유는 베트남 북부 응이선 정유공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데미쓰코산이 응이선 공장을 운영하는 응이선정유석유화학(NSRP)의 주요 주주 가운데 하나이고, NSRP가 지난 3월 말 5월까지 가동을 유지할 원유는 이미 확보했다고 밝힌 점을 들어 닛케이는 이번 공급이 응이선의 비축 강화 계획의 일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응이선 공장은 시기에 따라 베트남 국내 석유제품 공급의 30~40%를 담당하는 핵심 시설로, NSRP 컨소시엄에는 이데미쓰코산 외에 베트남 국영 페트로베트남·쿠웨이트석유공사(KPI)·미쓰이화학이 참여하고 있다.

응이선 공장의 가동 안정은 일본의 이익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제품·자동차 부품·가전·생활용품의 상당수가 일본 시장으로 수출되는데, 그 원료가 응이선 정유의 석유화학 라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일본 기업의 가동 자체도 같은 공급망에 얹혀 있다. 일본 측이 이번 거래를 두고 "양국 공급망 유지"라는 표현을 강조한 배경이다.

이번 공급 발표는 다카이치 총리의 첫 동남아 순방 시점에 정확히 맞물렸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하노이를 방문해 2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레 민 흥 총리를 잇따라 만난다. 일본 외무성은 회담 의제로 에너지와 핵심 광물, 과학기술 등 경제안보 분야를 포함한 양국 간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내걸었다. 정상회담에서 본격 논의될 에너지 협력의 첫 결과물이 회담 직전에 가시화된 형태다.

베트남도 그 전부터 일본을 의식한 행보를 이어왔다. 하노이시는 지난 23일 도심 내연기관 오토바이 진입 금지 계획을 대폭 후퇴시킨 수정안을 공개했다. 베트남 이륜차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일본 혼다가 강하게 반발해온 규제로, 일본 정부의 압박과 다카이치 방문 직전이라는 시점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다만 양국이 회담 직전에 외교 카드를 맞춰놓았다고 해서 호르무즈 봉쇄 충격 자체가 가신 것은 아니다. 태국 SCG의 베트남 자회사 롱선석유화학(LSP)은 호치민시 롱선 단지의 석유화학 종합단지를 5월 중순부터 가동 중단한다고 지난주 밝혔다. 에너지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결정이다. 일본의 이번 우회 공급이 베트남 정유망의 한 축은 떠받쳤지만, 충격은 베트남 석유화학 산업 곳곳에서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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