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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 말레이서 힌두사원 명칭 논란…종교·인종 갈등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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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승인 : 2026. 05. 12. 16:24

중국계 무슬림 활동가 발언 파장…'종교적 낙인' 비판 목소리
안와르 정부 무허가 종교 시설 단속 선언 이후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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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주에 위치한 힌두교 사원. 기사 내용과 무관./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말레이시아에서 중국계 무슬림 개종 운동가가 무허가 힌두 사원을 '쿠일 하람(불법 사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두고 팟캐스트 방송 진행자와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을 계기로 종교, 인종, 언어 등의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매체 락얏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계 무슬림 개종 운동가 피르다우스 웡은 지난 6일 유튜브에 공개된 팟캐스트 프로그램 '더 굿 캐스트 쇼'에서 "쿠일 하람은 단순히 불법 구조물을 의미하는 법적 용어"라고 말했다.

아랍어에서 유래한 '하람'은 이슬람교에서 '허가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일상적으로 불법 이민자, 불법 레이서 등 금지 행위를 하는 이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누리꾼들은 웡의 발언을 두고 "인종 갈등을 선동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팟캐스트 진행자인 인도계 말레이시아인 비노드 라젠드란은 "하람이라는 단어가 종교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힌두 사원에 사용할 경우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어의 사전적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맥락이다"며 "무슬림이 다수인 말레이시아에서는 하람이라는 단어가 종교적 낙인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힌두 사원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담론이 특정 종교에 대한 혐오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 남성이 힌두 사원에서 종교 의식을 진행 중이던 신자에게 "불법 사원"이라고 소리치는 모습의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이번 논란이 다수 이슬람과 소수 힌두교 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중국계·말레이계 공동체와 소수민족인 인도계 간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를 민족으로 구분하면 2025년 1분기 기준 말레이계가 70.4%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중국계(22.4%), 인도계(6.5%)가 뒤를 잇는다.


이번 논쟁의 배경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난 2월 9일 발표한 무허가 종교 시설 단속 방침이 있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무허가 종교 시설, 특히 토지 소유권이 없는 사원을 단속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안와르 총리가 사원 문제를 종교 간의 갈등 구도를 조장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를위한변호사협회의 자이드 말렉 회장은 "안와르 총리가 힌두 사원을 불법이라고 표현한 것이 일부 대중에 확산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하람이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표현이 사회적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신중한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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