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상승·기업자금 유입 영향…시중銀 금리 ↑
증시 머니무브 상쇄는 글쎄…IMA·저축은행과 경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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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만기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월 말 3.12%를 기록했고, 3월 말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말(2.67%)과 비교해 0.4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3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가 3%대를 넘어선 건 지난 2024년 11월(3.20%) 이후 처음이다. 3년 이상 4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도 2.89%에서 2.93%로 0.14%포인트 올랐고, 4년 이상 5년 미만 금리는 2.78%에서 3.05%로 0.27%포인트 뛰었다.
반면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예금 금리는 대체로 하락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작년 말 2.83%에서 3월 말 2.67%로 0.16%포인트 떨어졌고, 6개월 이상~1년 미만 금리는 3.03%에서 2.84%로 내렸다. 가장 보편적으로 가입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2.89%에서 2.93%로 0.04%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이는 단기예금 금리가 장기예금을 웃돌던 작년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같은 통계에서 지난해 3월 말 기준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2.79%로, 2~3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2.70%)보다 높았다. 연말에는 6개월 미만 금리가 2.83%, 2~3년 미만 금리가 2.67%를 기록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당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제기되자 은행들이 장기 자금보다는 단기 자금 유치를 선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산 정책과 중동 상황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동결 또는 인상 전환 가능성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통상 단기예금 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 단기물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장기예금 금리는 은행채 장기물 금리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단기예금 금리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과 은행의 단기 조달 수요를 주로 반영한다면, 장기예금 금리는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시장 전망까지 함께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시장금리 흐름도 장·단기물에서 뚜렷하게 엇갈렸다. 작년 말 2.82%였던 CD 91일물 금리는 이달 11일 2.81%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고, 은행채 6개월물 금리도 2.834%에서 2.851%로 0.01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채 1년물 금리는 2.818%에서 3.196%로 0.378%포인트 상승했고, 2년물과 3년물 금리도 각각 0.697%포인트, 0.680%포인트 뛰며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기업을 중심으로 수신 자금이 유입된 영향도 있다. 지난 2월 기준 기업 저축성예금 잔액은 592조7924억원으로 전월보다 18조9858억원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 저축성예금 증가폭은 1조791억원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나 법인 고객은 개인보다 상대적으로 장기간 자금을 예치하는 편"이라며 "금리 메리트도 개인보다 높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기업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S드림 정기예금(온라인)'의 2~3년 미만 만기 금리를 작년 말 2.61%에서 이달 12일 3.05%로 올렸고, 3년 만기 금리도 2.76%에서 3.20%로 높였다. NH농협은행의 'NH기업e정기예금' 역시 같은 기간 2~3년 미만 금리가 0.53%포인트, 3년 만기 금리가 0.50%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장기예금 금리 상승만으로 최근 심화되는 증시로의 '머니무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가계 부문에서 정기예금 이탈 흐름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증권사 IMA(종합투자계좌)와 저축은행 고금리 예금 등 다른 업권 상품과 비교하면 은행 예금의 금리 매력이 여전히 낮다는 판단에서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대 중반에 형성돼 있고, 증권사 IMA는 목표수익률이 4~8%대로 은행 예금금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예금을 유치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운용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겠지만,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아 한계가 있다"며 "과거에 비해 자산 투자처가 다양해진 만큼 은행들의 수신 확보 고민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